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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6년간 이어진 초등학교 학부모 민원...아동학대 신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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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학부모 악성 민원과 교권 추락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한 학부모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담임교사와 교과 전담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확인된 민원만 수십 차례, 피해 교사들은 지금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교사 A 씨는 1년 넘게 이어진 학부모 민원으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해 1학기 영어 단어 시험.

학부모 B 씨는 교통사고로 2주간 병원에 입원한 뒤 다시 등교한 자녀를 배려하지 않고 교사 A 씨가 시험을 치렀다며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해당 교사의 실수로 다시 이어진 민원.

지난해 6월과 9월 냉장실과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시리얼과 케이크를 아이들과 함께 나눠 먹었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었습니다.

교사와 학교장이 공개 사과했지만, 학부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다음 단계 일을 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아동학대로 교사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교사 A 씨 : (아이가) 집에 가서 선생님이 싫어요. 수업이 힘들다고 얘기를 했고 그러던 차에 제가 실수를 했고 그걸 가지고 저를 가장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그게 바로 아동학대 신고였던 거죠.]

경찰과 자치단체 아동보호팀은 신체적 학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해를 입은 학생이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학부모 B 씨는 이에 다시 항고했지만, 기각됐습니다.

무려 1년 3개월간 이어진 민원.

그런데 알고 보니 해당 학부모, 이런 민원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1학년 담임교사에게는 입학 전부터 학교 앞 환경정비 민원을 제기했고, 3학년, 6학년 담임교사에게도 수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교육청 등에 수시로 민원을 넣었습니다.

3학년 담임교사는 당시 아이가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부모 민원제기를 자랑스럽게 말해 더 당황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3학년 담임교사(음성변조) : 우리 엄마가 민원을 넣었으니까 이게 학교에서 이렇게 바뀔 거라는 말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다른 친구들한테도 하고 다른 친구들한테 뿐만 아니라 그냥 저 들리라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크게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고요.]

최근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부모 B 씨 행동을 교권침해로 판단했습니다.

피해 교사들은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수년간 같은 피해가 반복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손민정/강원교사노조 위원장 : 민원 기록 관리라든가 민원 대응 일원화가 이루어졌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매년 담임을 맡는 선생님들이 고통받지 않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부모 B 씨는 자신들의 민원은 자녀에 대한 교사 차별 등 정당한 이유에 따라 제기한 것이라며, 교권침해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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