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탄소세·플라스틱세 피하자”…석화업계, 쓰레기에 눈 돌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글로벌 ‘탈(脫)탄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와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앙일보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효성티앤씨의 바이오 스판덱스. [사진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트레이딩)은 16일 국내 최대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인 대경오앤티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경오앤티는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과 음식점 등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바이오 디젤, 바이오 항공유의 원료로 공급하는 업체다. 이번 투자는 컨소시엄 형태이며 SK트레이딩이 지분 40%를, KDB산업은행과 유진프라이빗에쿼티가 60%를 보유한다.

SK트레이딩이 대경오앤티를 인수한 가장 큰 목적은 ‘바이오 항공유’ 의무화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배터리 밀도의 한계와 안정성 등의 문제로 자동차처럼 배터리와 연료전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하지 못하고, 액체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중앙일보

SK케미칼 순환재활용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 [사진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EU 회원국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들이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는 바이오 항공유, 즉 지속가능 항공연료(SAF)를 최소 2% 이상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EU는 SAF 의무 사용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늘려갈 계획이다. 업계에선 2050년 SAF 시장이 4020억 달러(약 54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동물성 지방과 폐식용유(UCO) 등 바이오 항공유의 원료 확보다. SK는 SK트레이딩이 올해 3월 중국 UCO 전문업체인 진샹 투자와 이번 대경오앤티 투자로 확보한 원료를 사용해 SK에너지 공장에서 바이오 항공유를 만들 계획이다. 서석원 SK트레이딩 사장은 “이번 투자로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바이오 항공유 원료 확보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바이오 항공유 제조설비가 들어선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 [사진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지휘로 바이오 연료 신사업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바이오 디젤에 이은 차세대 바이오 연료 개발에 돌입했다. 또 EU가 2026년부터 탄소 함유량에 따라 역내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바이오 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친환경 소재 브랜드인 ‘에코시드’를 론칭하고, 2030년까지 재활용 소재와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등 에코시드 100만t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플라스틱세 도입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수준을 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55%로 늘리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지난 16일 아모레퍼시픽과 친환경 포장용기 개발과 공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LG화학이 재활용·열분해유,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면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과 생활용품 포장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식이다.

SK케미칼 역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화장품 용기에 자사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순환 재활용 솔루션 공급에 관한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순환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 단위로 바꾸는 기술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술로 손꼽힌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