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 "국내 수탁 증권사도 문제…검사 강화"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그간 1000만명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제도에 불신을 표했고,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컸는데도 대형 글로벌 IB에서 이 같은 관행을 이어왔다"며 "다른 IB들에도 조사를 확대해 우리 시장에서 불법 공매도 행태를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건에 대해선 확실히 국내 수탁 증권사도 문제가 있다고 봤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 이승우 조사2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불법 공매도 적발의 의미는.
▲ 그동안 적발한 불법 공매도는 헤지펀드 등이 주문할 때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단순한 실수, 착오 등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헤지펀드 같은 엔드 클라이언트(고객)가 아니라 PBS(Prime Brokerage Service·종합 금융서비스) 업무를 하는 글로벌 IB가 장기간, 많은 종목을 대상으로 이 같은 관행을 이어온 것은 이번에 처음 적발된 것이다. 그간 1000만명에 이르는 동학 개미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갖는 가장 큰 불신 요소로 지목됐던 것이 외국인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였다. 글로벌 IB도 우리나라의 공매도 제도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을 텐데 고의로 이러한 관행을 이어왔다고 본다.
◆해당 회사가 어디인지, 공매도 대상 종목은 무엇이었는지. 과징금 예상 금액은.
▲앞으로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서 제재가 최종 결정된다. 지금 단계에서 회사 이름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2개사 중 A사의 경우 카카오 불법 공매도 규모가 가장 컸고, B사는 호텔신라 규모가 가장 컸다. 현재까지 불법 공매도 과징금 규모가 가장 컸던 게 38억원인데, 이번 과징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과징금 규모는 자조심, 증선위에서 감면되는 경우가 많아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적발된 불법 공매도로 인해 당시 주식시장 영향은 없었나.
▲개별 종목의 공매도 비중 자체는 크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이들의 공매도 이후 하락한 종목도 있고 상승한 종목도 있다. 이들이 공매도하고 다시 청산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보기도 했다.
◆악재성 정보를 활용한 공매도는 아닌가.
▲악재성 정보를 이용한 차원은 아니다. IB는 기관 투자자의 주문을 그대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공매도 주문을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장기간에 방치된 불법 공매도 관행으로 보면 된다.
◆해당 글로벌 IB는 뭐라고 해명하나.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B사는 금감원 적발 이후 차입이 확정된 수량을 기준으로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하고 이 수량만큼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들이 장기간 불법 공매도를 한 이유는 무엇인지.
▲적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우리도 이번 적발을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조사를 했고, 일반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밝혀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IB는 중개 역할만 하고,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은 최종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수수료 수입을 위해 불법 공매도를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조사가 확대되나.
▲한두 개 회사만의 사안이 아닌 것 같아서 다른 IB들에도 조사를 확대해 우리 시장에서 불법 공매도 행태를 척결하려고 한다. 국내 수탁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는 계열회사 관계, 수수료 수입 등 이해관계로 위탁자의 위법행위를 묵인할 가능성이 있다.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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