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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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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막자" 中에 SOS 친 美…중동방문 블링컨, 왕이와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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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하마스 공격 이후 첫 통화

머니투데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지난 7월 13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3 외무장관 회의 중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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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불거진 중동 지역 불안을 잠재우고자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중동 평화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 간 통화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으로, 이번 통화는 미국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왕 부장과 1시간가량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스라엘, 카타르, 요르단,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하는 중동 외교 순방에 나서고 있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의 메시지는 (중동) 갈등 확산을 막는 것이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중국은 중동 지역 여러 국가에 영향력이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중동 평화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 헤즈볼라 개입 등의 확전 가능성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은 올해 초 이란과 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며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증명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쪽 국경에서 전쟁의 새로운 전선을 개척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 외교부 성명에 따르면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과 통화에서 "중국은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행동에 반대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모든 관행을 비난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미국이) 건설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이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정상 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한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대가를 치를 수 없다고 본다. 군사적 수단으로는 탈출구가 없다. 폭력으로 폭력을 멈추는 것은 악순환만 만들 뿐"이라며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인 출구는 '두 국가 해법(??方案)'을 실행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랍과 이스라엘 국가 간의 화해 없이는 중동의 평화가 없을 것이라며 광범위한 합의 도출을 위한 국제 평화 회의를 가능한 한 빨리 소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중국의 입장에 불만이다. 중국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의 성명에 따르면 라피 하파즈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지난 12일 자이쥔 중국 중동 문제 특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중국의 공식 성명과 언론 보도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며 중국 정부와 언론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 학살, 무고한 민간인 납치 문제 등을 명백하게 규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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