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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중대재해법 확대 코앞인데, 노동부 장관 "시간 필요"로 또 유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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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부터 예정인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두고 "소규모 사업장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며 유예가능성을 시사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이미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장관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는데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경영책임자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건설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인 기업에 적용된다. 정부는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선 규모 등을 고려해 시행을 2년 유예한 바 있다. 유예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시작된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늦추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임이자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당초 내년 1월27일에서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장관은 임이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거론하며 "국회 법 개정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지만 현장에서 노사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니 이 부분은 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저희들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현재는 83만 사업장 중 40만 사업장에서 예산이나 인력이나 준비가 부족한 데, 저희가 지원을 많이 했지만 여전히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법 개선 태스크포스에도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시점을 유예하는 안건도 올라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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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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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장관은 한편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다 양대노총이 주장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비판 입장을 같이 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보인 정책과는 결이 다르지만 이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이전에 몸담았던 노동계의 입장을 인용한 것이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은 질의를 시작하면서 "올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양두구육에 꼼수, 겁박, 노동탄압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선봉에 노동계 출신인 이 장관이 있기 때문에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 약자 보호 개선 등을 내걸었지만 '주 69시간 확대' 등 추진하는 정책과 슬로건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이 장관은 "양두구육이나 겁박이나 꼼수 이런 표현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을 대폭 올린 다음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고 이런 것들이 꼼수"라며 이전 정부의 노동 정책을 저격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당시 최저임금을 인상한 뒤 '속도조절' 요구가 잇따르자 국회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 전액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의 축소를 불러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노동계는 "임금이 올랐다는데 임금이 오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이 장관이 몸담았던 한국노총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최저임금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 장관이 이전 정부 탓을 하기 위해 정부와 날을 세우고 있는 노동계의 입장을 인용했지만 정작 '꼼수'를 바로잡을 노력은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민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윤 정부 노동정책이 꼼수가 아니라는 주장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장관 스스로 꼼수라 지적한 산입범위 개악을 바로잡는 일에 곧바로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이강섭 샤니 대표가 출석했다. 이 대표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 책임 여부를 묻자 "지금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여기서 단정적으로 어느 쪽의 책임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도 지난 6월 코스트코에서 폭염 속에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 관련해 노동자의 빈소에서 '지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 "말씀한 것과 다른 게 있다"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코스트코 사망자의 형인 김동준 씨는 이날 국감장에서 "동생이 사망한 이후에도 코스트코 측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라며 "조 대표와 코스트코 직원들은 동생의 장례식에 와서 사람들에게 평소 지병이 있지 않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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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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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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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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