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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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심위 국감에선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짜뉴스 신고전담센터 운영에 대해 소속 직원이 비판하는 듯한 답변을 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바로 방심위 소속의 한 팀장이 “가짜뉴스 심의 왜 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정필모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가짜뉴스 관련해서 위원회는 독립심의 기구이기 때문에 그 심의 결정이 사회적 합의에 따른 법률 및 규정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즉 방심위의 가짜뉴스 심의가 법률과 규정에 없는 월권이라는 겁니다.
그는 지난달 26일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가 출범하자,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통신심의의 원칙과 기준들을 무시하며 인터넷언론사까지 일방적으로 심의를 확대하고 자체 모니터링을 하겠다며 진행하고 있는 가짜뉴스 척결은 정말 사회적 대의를 위한 것입니까?”라며 묻기도 했죠.
핵심은 방심위가 심의 대상으로하는 정보에 인터넷 기사가 포함되느냐하는 것입니다. 방심위는 방통위법 21조4항을 근거로 인터넷 기사도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터넷신문사업자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하는 인터넷 기사는 위원회의 통신심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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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방심위 내부적으로 격무를 우려한 직원들의 반발이란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근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출범과 함께 인터넷 기사의 심의를 위해 높은 근무 강도를 우려한 일부 직원들의 목소리란 것입니다. 실제 지난 6일 방통심의위 팀장 11명은 방심위의 변혁에 대해 부서 간 업무 혼선과 인력 파견에 따른 업무 가중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등 조직 운영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며 방심위의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출범에 우려를 표했죠.
방심위 내부직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류 위원장은 사회법익보호팀과 권익보호기획팀, 통신심의기획팀, 심리상담팀, 종편보도채널팀, 정책팀 등에서 각각 인사를 차출해 총 7명에 대해 인사 발령을 내고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파견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갑작스런 인사에 일부 직원들은 전 팀의 일을 병행하며 센터 일을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류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아직까지 저희가 가짜뉴스 전담센터의 업무가 그렇게 생각보다 많이 들어오지 않고 그렇게 과중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내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류희림호가 가짜뉴스 척결에 칼을 빼든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의 주요 정책과 선거철마다 사회를 어지럽힌 가짜뉴스를 더이상 두고볼수 없다는 게 정부와 방심위의 입장입니다.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발사대가 기지 상공을 향해 세워져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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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3일 정부가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사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사람과 농작물 등에 유해하다”는 가짜뉴스가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사드가 배치된 이후 성주 참외 작황은 어느때보다 호조를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꼽히는 광우병 가짜뉴스도 마찬가집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광우병 괴담은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제기돼 당시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어졌지만 국내에서 인간광우병(vCJD)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었죠.
특히 최근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은 방심위의 가짜뉴스 척결에 도화선이 됐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대장동 업자 김만배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고 윤석열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는 신 전 위원장과 김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김씨는 인터뷰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윤석열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사건도 무마해줬다”는 허위 발언을 했습니다. 인터뷰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2021년 9월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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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씨는 인터뷰 두 달 뒤인 2021년 11월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났던 검사는 박모 검사뿐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에 조씨에게 연락해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하는 등 허위 인터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신 전 위원장이 이같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았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방심위의 강도높은 제재를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6일 논평을 냈습니다. 뉴스타파의 가짜뉴스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에 대해 법정제재를 가한 방심위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보수 언론 시민단체와 MBC노동조합,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언제부터 민언련이 인용보도에 그렇게 관대했나. 문재인 정권때인 2020년 5월 방심위는 TV조선일 조선일보 오보를 인용했다며 법정제재를 내렸다. 그때 민언련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며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방심위는 일부 좌성향 콘텐츠의 심의지연과 솜방이 처벌 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방심위 내부에 따르면 국회에서 답변한 방심위 소속의 이 팀장은 2022년 민언련이 주최한 518 민주화 운동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또 위에서 언급한 우려를 표한 11인의 팀장 중 한사람입니다.
최근 만난 한 방심위 직원은 “가짜뉴스 또한 사회를 어지럽히는 정보로 볼수 있는 만큼 정보통신의 건전한 문화 창달이라는 방심위의 설립 취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우리 기관이 나서야할 업무로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방치돼있던 일부 인터넷 언론의 가짜뉴스 제작에 경종을 울릴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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