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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치솟는 유가 "100弗 갈수도"···곡물·원자재값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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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위기에 인플레 압력 가중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WTI 4%↑

프렌드쇼어링도 더욱 거세질 듯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본격화에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신음하던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러·우 전쟁이 불붙인 우방국 간 공급망 재편, 이른바 ‘프렌드쇼어링’ 경향이 더욱 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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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쟁은 원유와 곡물·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34% 올라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2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4% 이상 올랐다. WTI 상승 폭은 올 4월 3일 이후 가장 높다.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글로벌 원유 공급량 20%가 영향을 받게 된다. 마이클 린치 스트래터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가하면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한 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던 곡물 가격의 급등도 예상된다. 이미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 중 곡물 지수는 126.3으로 전월 대비 1% 올랐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 전환해 시장의 우려를 샀다. 설탕은 연초 116.8에서 162.7로 폭등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가 ‘꿈틀’대는 곡물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진다.

이번 전쟁이 서방과 중동 간 세력전 양상을 띠는 데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표면화돼 있던 프렌드쇼어링 추세 또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대중국 수입 규모는 20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라우라 알파로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2017년부터 5년간 미국 수입품 중 중국 비중이 5% 줄고 감소된 물량이 베트남·대만·멕시코 등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로 넘어갔다”고 짚었다. 생산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국가에서 수급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런 전략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은 희토류 공급 제한으로 맞서며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필수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발표 직후 갈륨 가격은 20% 폭등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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