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공기관 재무·경영 실태감사
공공요금 원가주의 원칙 실효성 없어
요금 인상 유보로 한전 32조 적자
구체적 판단기준 마련 필요
감사원(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감사원은 10일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공공기관 25곳과 지도·감독 소관인 중앙부처 5곳 등 총 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2022년 사이 산업통상자원부는 원가연계형 요금제 등의 원칙에 따라 2021년 7월부터 전기요금을 올리려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유보 의견을 제시하면서 2021년 2·3분기, 2022년 1·2분기 인상이 미뤄졌다.
감사원은 “요금 인상 유보로 인해 2022년 한전 적자가 32조7000억원원이 발생하고, 가스공사 미수금은 8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미래 소비자 부담 전가, 가격신호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도 유발했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현재 전기요금 조정제도에 대해서도 조정 요인을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 구성항목인 ①연료비 조정요금은 유보 시 고려사항, 판단기준 등이 구체적이지 않고(연료가 급상승 등) ②전력량요금ㆍ기후환경요금은 조정 시기규정이 없으며 ③기본요금ㆍ정산금도 어떻게 조정ㆍ정산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했다.
공공기관 재무관리도 꼬집었다. 감사원은 구분회계(사업 단위별로 재무제표를 구분·산출하는 회계)에서 공공요금 사업이 별도로 분리되지 않고, 고유사업(공공요금 사업+자체사업)에 포함된 점을 문제라고 했다.
공공요금 사업만 보면 금융부채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자체 사업과 함께 고유사업으로 묶여 있어 회계상 부채가 실제 공공요금 사업으로 인한 부채보다 적게 잡히거나 누락되는 일종의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감사원은 공공기관이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형식적으로 수립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한전은 ‘2022∼2026년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수립하며 자본잠식이 예상되자 올해 1월부터 전기요금이 최대치로 인상된다고 가정해 올해 흑자로 전환하고 부채비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1월 전기요금 인상 수준은 해당 가정치에 미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은 실효성이 없게 됐다.
가스요금 역시 국제 LNG 가격 인상을 반영해 2021년 7월 연동제에 따라 올려야하는데도 기재부의 유보 의견 제시로 지난해 3월까지 총 6번 유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산업부장관에게 전기요금 조정제도가 취지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연료비 연동제 유보기준, 항목별 요금 및 정산금의 산정 및 정산에 관한 운영기준 등을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며 “도시가스 도매요금 원료비 연동제 유보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