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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친절한 경제] 중동사태로 유가 급등…이란 개입 공식 확인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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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이스라엘입니다.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한 번 짚어봐야겠는데 일단은 기름 값이 먼저 떠오르네요.

<기자>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일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둘 다 원유 생산지는 아니긴 합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에너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어제(9일) 긴급 점검했는데 일단 원유와 LNG 수입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가장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WTI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선물 가격은 주말 지나고 장이 열리자마자 5% 넘게 급등해서 거래되기 시작했고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전날보다 4.3% 상승한 채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달 들어서 최근에 급등세를 보였던 원유가가 좀 진정되던 중인데 돌발 변수가 등장한 겁니다.

이렇게 기름값이 출렁인 건 하마스 세력 뒤에 이란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입니다.

이란이 몇 주째 하마스의 공격 계획에 관여해 왔고 지난주 월요일에 하마스의 대규모 이스라엘 공격을 사전승인했다고 상당히 구체적인 정황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단독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일단 증거가 없는 얘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오랫동안 하마스를 지원해 오긴 했다고 브리핑했고요.

이란 "정부도 우리는 관여 안 했다" 공식 발표하면서도 하마스의 공격은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두둔했습니다.

<앵커>

가정이지만, 이란이 만약에 이번 공격에 관여했다는 게 확인되면 국제유가에는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요?

<기자>

지금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800원 안팎이죠. 국제유가가 배럴 당 80달러 중후반대를 오가고 있는 상태에서의 가격입니다.

이란이 관여했다고 확인되면 확전으로 상황이 이어지지 않더라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갈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란은 이미 5년째 원유 수출이 자유롭진 않습니다.

국내 한 증권사에서 내놓은 이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2019년 이후로 미국의 제재를 따르는 경제들은 이란으로부터 값싼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고요.

중국이나 시리아 정도만 이란 원유를 대놓고 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원유가 이 정도 유통되는 것만으로도 국제 시장에서 기름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게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이 표를 보시면 최근 들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많이 늘었죠.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좀 해보려는 분위기가 최근에 좀 커졌었고요, 또 러시아가 기름으로 돈을 버는 걸 막으려다 보니까 이란의 원유 수출이 야금야금 다시 늘어나는 걸 미국이 지난해부터 약간 눈감아준 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에 정말 이란이 있는 걸로 확인된다고 하면 미국의 이란 제재가 다시 바짝 조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이미 있는 제재를 다시 바짝 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세계 원유 유통량의 1% 정도까지는 줄어들게 될 거고 그러면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사우디와 이스라엘 사이에 일었던 화해 분위기도 이번 사태로 없던 일이 될 걸로 보여서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조만간 늘리는 것 역시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졌단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런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역시 이란이 관여한 걸로 확인됐을 때 얘기인데요. 50년 만에 가장 큰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서 보복을 한다거나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까지 번지게 된다고 하면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정도가 아니라 훨씬 더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

이란은 과거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지금 지도에서 보시고 계신 곳인데요.

국내 원유 수입량의 70%, LNG 수입량의 30%가 여기를 꼭 거쳐야 합니다.

어제 우리 정부가 일단 원유와 LNG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던 것도 이 호르무즈 해협이 무력충돌 발생 지역으로부터 멀다, 그래서 평소처럼 돌아가고 있다는 얘길 했던 겁니다.

그런데 이란이 만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하면 원유 위기로 번질 수도 있고요.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진 가지 않더라도 미국 정부가 2019년에 이란이 실제로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대로 사우디의 원유시설을 간접 공격하는 것 같은 이란의 보복 방법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1973년 오일 쇼크 때와 크게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일단 지금은 미국에 전략비축유가 있고요.

그리고 중동의 다른 나라들이 이번 충돌에는 아직 적극적으로 가담하려고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50년 전의 오일 쇼크는 재현되진 않을 거란 전망이 더 크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 충돌 사태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상황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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