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 '다음 여론 조작' 거론에
야당선 "여론 통제 위한 억측" 공세
10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논란 등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 여야 간 치열한 설전이 오갈 전망이다. 최근 당정이 '가짜뉴스'에 이어 '포털 때리기'를 지속하자, 야권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방송과 포털을 장악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방통위를 비롯해 방송통신사무소·시청자미디어재단 등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방통위 국감에서는 가짜뉴스에 이어 포털 미디어 정책과 관련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최근 일부 포털 사이트를 향해 제기하는 여당의 각종 의혹과 이를 향해 '억측'이라고 비난하는 야권 공세가 팽팽하게 맞붙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전체의 93%로 집계되며 조작 논란이 번졌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과 네이버) 두 개 포털을 비교해 보면 포털 다음에 조작 세력들이 가담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포털의 여론 조작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기현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작 세력은 반드시 발본색원해 엄단해야 한다"면서 "'댓글 국적 표기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권은 포털의 시스템적인 특이점을 두고 여론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상식적으로 여론조작 세력이 고작 스포츠 경기 클릭 응원을 조작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포털을 검열하고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억지 근거로 삼으려는 속셈을 모를 것 같은가"라며 "언론의 입을 막고 국민의 소통 창구인 포털을 통제하려고 달려들다니 정말 파렴치한 정부"라고 쓴소리를 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도 "포털 사이트 잡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며 "국민이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참사에는 조사도 협조하지 않는 정부가 이때다 싶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행보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 것 같나"라고 질타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사활을 걸고 있는 가짜뉴스 근절 정책의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국민의 69%가 포털로 뉴스를 보는 상황이지만 어떤 규제 수단도 없다"고 지적하며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방통위는 이 위원장이 취임한 이듬달인 지난달 초 가짜뉴스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그달 18일엔 가짜뉴스를 생산하면 강력하게 징계하겠다고 예고했다. 징계 대상으론 방송사업자는 물론 포털 사업자도 포함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가짜뉴스 신고 창구를 마련한다. 기존과 달리 접수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신속 심의 후 후속 구제 조치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을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를 기존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24시간 이내 전자심의 등을 위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펴낸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방통위의 가짜뉴스 정책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나, 가짜뉴스로 인해 발생하는 당면한 문제 해결에는 실효적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주경제=장하은 기자 lamen91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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