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녹취록 인용보도 관련 17건 머무르다 지난달만 169건
나흘 동안 100여건…‘여권 낙인찍기 후 관제 민원’ 작동 의혹
9일 경향신문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방심위 자료를 보면, 방심위는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보도와 관련해 하루에 79건, 29건, 11건, 13건 등 총 132건의 방송심의 신청 건을 접수했다. 인용보도가 나간 지난해 3월7일부터 나흘간 방심위가 접수한 관련 보도 민원은 각각 2건, 10건, 0건, 1건 등 총 1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뉴스타파 녹취록 인용보도 관련 심의 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 방심위는 “2022년 4월부터 2023년 8월은 관련 신고 건이 없다”고 의원실에 답변했다. 대통령실이 “희대의 대선 공작”을 언급하기 직전인 지난 9월1~4일에도 민원은 없었다.
지난해 3월과 지난달 방심위에 접수된 심의 신청은 특정 단체가 주도했다. A단체는 지난달 5일 이후 4일간 최소 15건의 민원을 넣었다. 민원 대상은 KBS <뉴스9> <최경영의 최강시사>, MBC <뉴스데스크> <김종배의 시선집중>, JTBC <뉴스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등이다. A단체는 지난해 3월에도 해당 보도와 관련해 민원을 넣었는데, 그달 7~12일 접수된 전체 민원 12건 중 11건이 이 단체가 제기한 민원이었다.
개인 자격으로 심의를 신청한 33명은 적게는 2건, 많게는 6건씩 민원을 제출했다.
서로 다른 개인이 제출한 민원들도 제목과 내용이 다수 중복됐다. 서로 다른 5명이 제기한 민원은 ‘신학림 허위보도 관련 JTBC 심의 요청’ ‘신학림 허위보도 관련하여 JTBC 심의 요청합니다’ 등 제목이 같았다. ‘심의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민원은 7개였는데, 민원인이 제각각 달랐다.
문제가 된 뉴스타파 녹취록은 지상파 4사, 종편 4사, 보도전문채널 2사가 모두 직간접적으로 인용보도했음에도 심의 신청은 특정 방송사에 몰렸다. 지난달 5~8일 민원이 제기된 방송사별 건수는 JTBC 44건, MBC 41건, KBS 26건, YTN 12건 순이었다. 그 외 TBS 2건, 채널A 2건, MBN 2건, SBS 1건, 연합뉴스TV 1건, TV조선 1건이 접수됐다.
방심위는 특정 단체나 개인이 제기한 민원이 방심위 심의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았다. 방심위는 “민원별 이해충돌 소지 여부는 민원 접수 단계에서는 검토할 수 없다”고 의원실에 답변했다. 야당이 추천한 김유진 방심위원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에게 “방심위 위원 중에는 본인뿐 아니라 류희림 위원장, 김우석 위원 등 특정 단체·정당에서 활동한 분들이 다수다. 심의 과정에서 민원인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해충돌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25일 문제의 녹취록을 보도한 KBS, YTN, JTBC 등 3개 방송사에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이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는 지난 3일 MBC <뉴스데스크> <PD수첩>에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조승래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가 철 지난 ‘가짜뉴스’ 문제를 들먹이며 언론 옥죄기에 나섰지만 실상은 좌표 찍기를 통한 여론몰이였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방통위는 특정 단체를 동원한 여론조작의 실체와 배후를 조사하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 여론몰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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