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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시리아 군사학교 졸업식장에 드론 공격…80명 이상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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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참석 뒤 떠난 지 몇분 뒤 공격

북동부에서는 미군이 튀르키예 드론 격추


한겨레

하산 알가바시 시리아 보건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서부 도시 홈스의 군사학교에서 드론 공격을 당해 다친 이를 둘러보고 있다. 홈스/사나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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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군사학교가 드론 공격을 받아 적어도 80명 이상이 숨졌다. 이 나라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기지로 접근한 튀르키예(터키)의 드론을 격추하는 일도 벌어지면서 시리아에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에 있는 군사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린 5일(현지시각) 군사용 드론 공격이 일어나, 군인과 민간인 다수가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드론 공격은 이 학교의 졸업식에 참석했던 알리 아흐무드 아바스 국방장관이 현장을 떠난 지 몇분 뒤 발생했다. 홈스는 반군 세력과의 전투가 벌어지는 곳과 상당히 떨어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의 통제 지역이다.

시리아 국방부는 학교를 졸업하는 젊은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으로 붐비던 시간에 공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졸업식장 꾸미는 걸 돕던 한 관계자는 “졸업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운동장으로 내려가던 중에 폭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산 알 가바시 보건부 장관은 어린이 6명을 포함한 80명이 숨졌고 240명 가량이 다쳤다며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여럿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시리아 정부 쪽 관계자는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군사용 드론을 이용한 시리아군 시설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시리아 국방부는 누가 공격했는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알려진 국제 세력의 후원을 받는” 반군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전력을 동원해 이들 테러 조직에 대응할 것”을 다짐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아사드 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이후 반군이 등장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 내전의 혼란 속에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까지 등장해 시리아 동부 지역에 몰려사는 쿠르드족 등과 충돌했다. 미국은 이슬람국가를 물리치기 위해 쿠르드족 지원에 나섰고,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부를 지원했다. 2018년 이슬람국가가 거의 붕괴됐지만, 아사드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는 그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한 미군 부대 근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의 드론을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미군 부대로부터 500m도 안되는 거리까지 접근한 튀르키예의 드론을 F-16 전투기들이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지금 단계에서 튀르키예쪽이 고의로 미군 부대를 향해 드론을 띄웠다고 볼 단서는 없다면서 “분명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1일 자국 수도 앙카라에서 폭탄테러가 벌어지자 이를 쿠르드족 분리독립 추진 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 대한 폭격에 나섰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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