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16전투기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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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동맹국인 튀르키예 무인기(드론)을 격추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현지시간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 F-16전투기들이 튀르키예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 드론이 미군 부대로부터 500m 안까지 접근해 자위권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군에 따르면 이날 아침 미군 기지 인근 ‘작전제한구역(ROZ)’에 드론들이 진입했다가 퇴거했다. 하지만 추후 드론 1기가 다시 ROZ로 돌아와 미군 기지로 접근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군 사령관들이 이를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해 격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튀르키예 측이 고의로 미군 부대를 향해 드론을 띄웠다고 볼 단서는 없다면서 “분명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격추 과정에서 미군 부상자는 없었다고 그는 소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또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야사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의 긴밀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 및 유럽 지역 군사외교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으로, 미국과는 북대서양조약에 근거한 동맹이다.
격추된 튀르키예 드론에는 지상 공격용 무기들이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최근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이 지역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미군에 처음 발견된 튀르키예 드론들도 공습 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쿠르드족의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엔 9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쿠르드족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날 튀르키예 드론 격추를 결정한 것도 당시 지상에서 미군이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튀르키예 드론 격추가 양국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튀르키예의 친러시아 행보 및 소극적인 대러시아 제재 참여, 쿠르드족 분리독립 움직임, F-16 전투기 판매 등 각종 현안 때문에 불편한 관계가 지속됐다.
한편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날 격추된 드론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 관계자는 드론을 격추하기 전에 튀르키예 군 소속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튀르키예는 우리의 가장 강력하고 가치있는 나토 동맹의 일원”이라며 “그 협력 관계는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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