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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 연구 집대성한 주시경 '국어문법' 육필원고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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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반포 577돌 맞아 소장처인 한글학회에 복제본 전달

연합뉴스

주시경의 '국어문법' 육필원고
(서울=연합뉴스) 주시경의 '국어문법' 육필원고의 원본(왼쪽)과 복제본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0월 9일 훈민정음 반포 577돌을 맞아 주시경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복제해 소장처인 한글학회에 전달한다고 5일 밝혔다.

'국어문법'은 주시경 선생이 지은 문법책으로, 현대문법의 종합적인 체계를 개척해 오늘날 정서법(正書法)의 기틀이 된 '한글맞춤법 통일안'의 기본이론을 세운 책이다.

국어문법 연구 중 최초로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모음을 '읏듬소리'로 고치고, 문법 용어의 순 한글 표기를 시도하는 등 대한제국 시기 국어학 연구를 집대성했다

육필원고는 국어문법 출간 한 해 전인 1909년 7월 완성됐으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국가기록원은 육필원고가 유일한 희귀본임에도 전시 등에 그대로 활용되고 있어 원본의 훼손을 방지하고 연구 자료 및 전시·열람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맞춤형 복원·복제 서비스'를 지원했다.

국가기록원은 복제 작업을 위해 원본에 대한 조사를 끝낸 후 원본과 가장 유사한 종이를 준비하고 이미지 스캔과 편집, 색 맞춤, 디지털 인쇄와 외형 재현 과정을 거쳐 원형 복제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사용했고, 원본과 가장 유사하게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고해상도로 스캔한 이미지를 세밀하게 편집한 뒤 디지털 인쇄를 했다.

특히 표지는 원본과 똑같이 얼룩의 위치와 색상까지 맞춰 인쇄했다.

인쇄한 표지는 전통 방식으로 밀랍을 칠한 후 능화판에 밀돌로 밀어 능화문(마름모 모양의 꽃무늬)을 재현했다.

책을 묶기 위해 사용한 책 끈은 꼭두서니 등 전통 염료를 끓여 염색한 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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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끈 염색 작업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기록원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국가기록물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후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민간과 공공 67곳의 자료 235건(약 8천200매)을 복원했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우리 말글 역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더욱 안전하게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복제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복제된 기록물은 전시 등을 통해 많은 국민이 관람하고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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