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 거의 만석”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역에서 중국 주민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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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오염수 2차 방류를 앞두고, 중국과 일본이 중국의 중추절·국경절 연휴 동안 얼마나 많은 중국 관광객이 일본을 찾았는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엔에치케이(NHK) 방송과 후지텔레비전(TV) 등은 지난달 29일 시작된 중국의 중추절-국경절 연휴를 맞아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 관광에 나섰다며, 최근 일본과 중국 간 국제선 항공편이 거의 만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 여론조사에서도 일본이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혔다며, 타이(태국)와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적지 않다. 이번 연휴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중국인 자오(33)는 한겨레에 “일본 관광지에서 중국말을 쉽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며 “물가가 싸고, 문화도 비슷해 일본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오염수 방류와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연결해 “중국에서는 오염수 문제로 일본을 비판하는 논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실은 별개”라며 아이러니한 상황(도쿄신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일본 언론의 보도를 전하며, 일본 방문을 자제하자고 경고하는 영상과 글 등이 올라오고 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이런 상황에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고, “일본 매체들이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 붐을 과장해 보도하고 있다”고 적은 이도 있었다. 일본이 오염수 2차 방류를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중국을 향해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5일부터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2차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2차 방류에서는 후쿠시마원전 K4-C 탱크군에 저장돼 있던 오염수 약 7800톤(t)을 약 17일에 걸쳐 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연휴 동안 중국인 2100만명이 일본을 찾았다’는 정체 불명의 글이 퍼지면서, 이를 반박하는 영상과 글 등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간 항공편을 고려할 때 짧은 기간 동안 2100만명이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 등의 글 등이 웨이보의 인기 검색어가 됐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일본 언론이 ‘2100만명’의 중국 여행객이 일본을 찾았다고 보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민용항공국이 연휴를 앞둔 지난달 말 브리핑에서 “연휴 기간 동안 2100만명 이상의 승객이 항공편으로 여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중국 내에서 일본 언론의 중국 관광객 보도라고 와전됐을 수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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