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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사우디 날아간 이재용 “중동은 미래 먹거리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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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둘째)이 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신도시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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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석 명절 연휴에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길어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성장성이 높은 중동에서 접점을 늘리며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2014년 설 연휴 미국 출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추석 멕시코·파나마 사업장을 거쳐 이번 추석까지 10년째 ‘명절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일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Tabuk)주의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찾았다. 네옴 터널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그리스의 아키로돈과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해 공사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중동 지역을 찾았다.

특히 사우디는 스마트·친환경 미래도시를 표방하는 ‘네옴’ 프로젝트에 착수해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에 큰 사업기회가 되고 있다. 네옴은 서울시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규모에 인구 900만명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로 총사업비는 5000억 달러(약 67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재 삼성물산은 네옴 4개 구역의 교통망과 터널 등 인프라 시설 공사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은 건설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삼성 경영진과 탈석유로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지역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며 “지금은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1일 오전엔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찾았다. 이집트는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의 교두보로,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더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중동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의 테크노(16%)와 샤오미(9%)를 제치고 24%의 점유율로 스마트폰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연휴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는 삼성전자 이스라엘 연구개발(R&D)센터에서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받고 미래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바이오·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스타트업 7000여 곳이 활동하는 ‘창업대국’으로, 삼성은 신기술 확보를 위해 이스라엘 R&D센터와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 역시 이스라엘의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중동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 등 산유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5%로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었다. 지금까지 오일 머니로 부를 쌓아 온 중동 주요국들은 친환경 기조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네옴시티 같은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엔 ‘제2의 중동붐’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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