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출소 뒤에 “오늘 가도 되냐” 500여차례 연락한 20대 징역 2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스토킹 혐의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하루 만에 같은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이어간 2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29)씨에게 지난달 19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0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3월 성매매를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반복해 보낸 혐의로 같은 해 5월부터 9월까지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A씨는 석방 직후 B씨에게 ‘합의금을 돌려달라’며 여러 차례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두 달 만에 재수감됐고 지난해 8월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의 스토킹은 올해 5월 만기 출소 뒤에도 이어졌다. A씨는 출소 다음 날 새벽 B씨에게 “정말 실망스럽다. 하지만 행복하길 바란다”며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20여 일간 총 536회에 걸쳐 인스타그램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글과 사진을 전송하거나 통화를 시도했다.

A씨는 “화해하고 싶다” “오늘 가도 되냐”면서 연락을 시도하다 “스토킹 누명을 씌워 인생을 짓밟았다” “이은해랑 똑같다”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만기 출소한 다음 날부터 재차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몹시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이미 여러 차례 피해를 본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할 것이 분명하고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불안장애 등 정신적 질환으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동종 범행이 반복된 만큼 이런 주장을 더는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기 어렵고 도리어 불리한 정상으로 볼 여지마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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