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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국제유가에 물가잡기 진땀…정부,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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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추가 쇄신책 후 여당·민심 향배에 요금인상 여부·폭 윤곽

총선 앞두고 경제·수출·물가 변수 첩첩산중…"올라도 찔끔 인상"

뉴스1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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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정부여당이 장고에 돌입했다. 20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공사(015760) 부채와 국제유가 상승세를 감안하면 인상 요인은 뚜렷하나, 물가인상과 우리 경제·수출에 미칠 파급력 등을 감안하면 인상 결정도 쉽사리 꺼내들 카드가 아니어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을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상 억제 기류가 크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서는 고심이다. 수장 공백을 해소한 한전이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자구안의 수위 및 그에 따른 여론 향배에 따라 요금 인상 논의의 동력이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산업부와 기재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전이 지난달 18일 제출한 3분기 전기요금 산정 기초자료를 토대로 4분기 요금 인상 여부를 논의 중이다.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그대로 유지돼 요금 변동의 변수는 정부 재량에 달린 전력량요금 결정에 달렸다.

추석 연휴와 맞물려 4분기 요금 결정시한을 이미 넘긴 만큼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상황·변수 및 영향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데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중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전 부채 문제도 시급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올해 연말까지 경제, 수출 실적을 어떻게 끌어올려 선방하느냐가 선거에는 더 중요하다"며 "12월말(내년 1분기 전기요금)과 3월말(내년 2분기 전기요금)은 총선에 너무 임박한 시점이다. 요금을 올리게 된다면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기재부 협의와 함께 여당과도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전기요금 인상 여부 및 그 폭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산업부와 에너지업계, 기재부 및 여당과 의견 차가 심할 경우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전기요금 조정 시점이 안개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산업부와 에너지업계에서는 추가 자구안을 마련 중인 한전의 발표 이후 전기요금 논의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사청문회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고는 요금조정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선(先)구조조정, 후(後)요금조정'에 무게를 둔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에도 한전의 구조조정 계획 추가 발굴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동철 사장도 취임사에서 "전기요금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도, "뼈를 깎는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없이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선제적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상경영 혁신위원회'를 발족하고 퇴근 없는 24시간 본사 근무에 돌입한 김 사장은 현재 내부 직원들과 혁신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만큼 그에 상응하는 쇄신책을 서둘러 마련,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사장이 △비대해진 본사 조직 대폭 축소 △사업소 거점화·광역화 △능력·성과 중심의 인사혁신 △민간 수준의 과감한 보상체계 마련 △업무 효율 및 고객서비스 질 향상 등을 이미 언급한 만큼 일각에서는 산업부 등에서 요구하는 인적 구조조정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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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사옥이 25일 밤 9시가 넘어서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가 200조원를 돌파한 한전은 지난 20일 취임한 김동철 신임 사장이 '제2의 창사'를 선언하며 집무실에서 무기한 숙박하고 있다.2023.9.27./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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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은 한전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될 경우 인상 폭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달 연속 단순 판매-구입 단가 차이는 흑자 구조를 보였지만,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다시 역마진 구조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한 현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적자는 불가피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자회사에 대부분 업무를 넘기고 실질적으로 한전이 하는 업무가 크지 않음에도 방만하게 경영돼온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장 영업소의 20~30%는 유휴 인력이나 마찬가지다. 이 인력을 그대로 두고 쇄신을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높다. 한전의 누적부채 해소 보다는 국민들과 산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인상 폭이 결정되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의 부채 규모는 정부의 재정투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요금인상을 아무리 억누르더라도 결국 총선 이후에는 청구서가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다. 조삼모사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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