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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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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칫솔로 치아보험 개발…디지털 헬스케어 맛들인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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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헬스케어법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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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만보 이상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회사원 김모(43)씨는 매일 삼성생명 디지털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 ‘더헬스’에 접속한다. 하루 한번 걸음 수만 확인해도 편의점 상품권 최대 3000원의 당첨 기회를 제공하는 룰렛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선착순 1만명에게 편의점 상품권을,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주는 ‘전 국민 걷기 챌린지’ 이벤트도 참여했다. 김씨는 “참가자 중 나의 걷기 순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고, 소액이지만 ‘앱테크’를 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ㆍ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 건강 관련 정보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보험사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가입자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앱 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보험사는 2019년 말 4곳에서 현재 10곳이 넘는다. 2018년 6월 보험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앱을 출시한 삼성화재가 대표적이다. 삼성화재 ‘애니핏 플러스’는 과거 10년치 검진 데이터를 분석해서 향후 10년간 발병 확률을 알려주는 ‘건강 체크’ 기능 등이 특징이다. 또 걷기 등 운동 미션과 체중 등 기록 미션을 달성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자사 포인트몰에서 주유권 등을 구매하거나 보험료를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건강관리 서비스 앱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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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KB손해보험도 지난 8월 자회사인 ‘KB헬스케어’에 3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헬스케어는 손보업계 최초로 2021년 11월 KB손보가 세운 헬스케어 자회사로, 그간 고객들에게 업계 내 다양한 유료 헬스케어 서비스와 건강관리 기기 등 상품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해왔다. 헬스케어 앱 ‘오케어’를 통해 KB금융지주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탈모 관리 서비스 등을 해왔는데, 올해 안에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후발 주자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7월 ‘NH헬스케어’ 앱을 출시한 NH농협생명은 지난달 22일 인바디ㆍAAI헬스케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서비스 강화를 예고했다. 인바디 체성분 분석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 콘텐트를 제공하고, 챗GPT를 활용한 인공지능 헬스케어 콘텐트도 발굴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IA(Global Industry Analysts)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1530억 달러에서 2027년엔 509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9%씩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중안보험은 혈당 측정기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당뇨 관리를 잘하는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깎아준다. 미국 보험사 빔(Beam)은 가입자에게 나눠준 스마트 칫솔로 구강 상태를 수집해 치아보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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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의료기기 활용 제한, 개인의 민감한 의료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몸을 사려야 하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헬스케어 앱이 걷기 챌린지ㆍ식단 분석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익으로 연결짓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단한 혈압 측정도 의료행위로 분류돼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데 보험사가 의료진을 채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해외와 달리 국내 헬스케어 사업 다각화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1년 국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6.8%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 응답했다. 국회에서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등이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촉진법안'을 발의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전인용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미국ㆍ독일ㆍ일본 등 주요국에서 관련 법 개정과 원격진료 허용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의료정보 활용ㆍ빅데이터 구축 등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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