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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정부∙여당 때리는 비윤, 공천 안되면?…與 "탈당해도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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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소위 땅따먹기 싸움입니다. 중도로 외연을 확장함과 동시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반윤으로 거론되는 분들도 끌어안아야 합니다.”

여권의 총선 ‘수도권 위기론’ 주창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이분들이 탈당해서 새로운 당을 만들면 강성 지지층이 있는 경상도에서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선거에서 1000~1500표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에서는 결정적으로 우리 표를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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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뉴시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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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의 발언처럼 여권 일각에선 당내 대표적인 비윤계 인사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주류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일종의 ‘비윤 연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역 의원은 “공천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비주류의 대거 탈당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도 있다”며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중도적 메시지를 내는 이들이 탈당할 경우 국민의힘의 강경 보수 이미지가 더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갈라진 보수 진영의 통합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보수 빅텐트’를 구상 중인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계파를 초월하겠다. 개인적 호불호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갈수록 거세지는 비윤계 인사들의 정부ㆍ여당 비판 발언은 당 지도부에겐 골칫거리다. 이 전 대표는 2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재영입을 통한 외연 확장 노력 중인 김 대표를 겨냥해 “본인이 커야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다. 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을 수 없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얼마나 큰 지도자냐에 따라 영입할 수 있는 한계선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18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개각을 보면 제일 잘 싸우는 사람만 그냥 골랐던 것 같다”며 “국민을 편 가르기 하고 싸우고 정쟁을 유발하는 걸 대통령이 이렇게 나서서 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등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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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환영식에서 김기현 대표가 이날 입당한 인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부사장, 김 대표, 개그맨 출신 김영민 씨,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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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비윤계의 탈당 내지 연대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론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비주류 인사를 한데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경우 반 윤석열 이미지가 너무 강해 차기 지도자 후보군이 적극적으로 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바른정당 창당 등 소속 정당을 떠났다가 실패했던 경험도 이들의 세력화에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윤계 인사들을 최대한 포용하려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측 인사는 “총선 정국에 들어서면 그분들의 역할이나 영향력이 우리한테 필요할 수도 있다”며 “획일적으로 ‘정부·여당을 비판하니까 안 된다’고 선을 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 이 전 대표와 함께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다양성 속 통합’을 지향한다”며 “공천 과정에서 근거 없이 인위적으로 특정인을 배제한다거나 특혜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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