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소재 블록버스터…개봉 초반 흥행 기대 못 미쳐
6·25 전쟁 애국주의 영화 '지원군' 포스터 |
29일 중국 온라인 티켓 플랫폼 마오옌 집계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에 맞춰 전날 개봉한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의 6·25 전쟁 애국주의 영화 '지원군: 웅병출격'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흥행 3위를 기록했다.
이틀 동안 5천900만 위안(약 109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나름 선방했지만, 점유율 18%에 그쳐 애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9년 충칭에서 벌어졌던 경찰의 조직 폭력배 소탕전을 모티브로 한 장이머우 감독의 '견려반석(堅如磐石)'이 이틀간 관객 9천800만위안(약 181억원)을 동원하며 30.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것과는 격차가 컸다.
또 남녀의 애틋한 우정과 사랑을 그린 '전임(前任)' 시리즈의 4번째 영화 '영년조혼(英年早婚)(8천800만위안)의 흥행 기록에도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다.
지원군은 '패왕별희'로 19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천 감독이 '장진호'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소재로 만든 블록버스터 애국주의 영화다.
1950년 11월 중국군 38군 소속 1개 중대가 미군 2사단과 대적해 승리한 전투로 기록된 송골봉(松骨峰·쑹구펑) 전투와 1951년 철원 전투 등을 소재로 삼았고 중국의 국민 배우 '장쯔이(章子怡)를 비롯해 등장인물이 200여 명에 달했다.
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피 흘리며 싸운 290만 중국 인민 지원군을 기억하고, 희생된 19만7천여명의 영웅적 아들·딸을 추모하는 작품"이라며 "규모와 진용, 스케일 면에서 중국 영화 역사상 드문 사례"라고 소개한 바 있다.
천 감독은 홍콩의 유명 감독 쉬커(徐克·서극)와 2021년 국경절 연휴에 맞춰 6·25전쟁 소재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작년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에는 속편인 '장진호의 수문교'를 개봉해 '대박'을 터뜨렸다.
장진호는 57억7천만위안(약 1조70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려 역대 중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고, 장진호의 수문교(40억6천700만위안)도 작년 중국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명절이나 연휴 때마다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정서를 겨냥한 영화들이 개봉해 흥행 1위를 꿰차면서 애국주의 영화가 흥행 보증 수표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국경절 연휴 초반 지원군의 부진한 흥행 성적은 중국 극장가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제 침체와 20%를 넘는 역대급 청년 실업률 등으로 삶이 팍팍해진 중국인들이 더는 애국주의 고취 영화에 마냥 열광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pj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