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의 몸에 빙의해 남자 주인공과 '서브남'(여주인공을 좋아하는 남자 조연)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중간에 크고 작은 시련은 겪지만, 그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이처럼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행복한 학원 로맨스의 세계에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면 어떨까?
웹툰 '살아남은 로맨스' |
'살아남은 로맨스'는 익숙한 책 빙의물에 좀비를 더해 독특한 재미를 주는 웹툰이다.
주인공 희수는 어느 날 로맨스 소설 '내일도 사랑해'의 여주인공 채린으로 깨어난다.
지난 삶에 미련이 없었던 희수는 소설 속에 빠르게 적응한다.
예쁜 얼굴, 자신만을 바라보는 남자 주인공 제하와의 설레는 '썸', 예정된 해피엔딩까지 더 바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하에게 대망의 고백을 받는 날 학교에서 갑자기 좀비 떼가 나타난다.
좀비에 물려 죽은 희수는 곧장 고백받는 날 아침으로 되돌아가고, 그 후 무한히 반복되는 좀비 세상에 갇혀버린다.
이 끔찍한 무한 루프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희수는 그간 엑스트라에 불과하다고 여기던 반 친구들과 손을 잡고 함께 좀비를 물리치기로 한다.
웹툰 '살아남은 로맨스' |
'살아남은 로맨스'는 1화 초반까지만 해도 뻔한 순정 만화 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기대하던 독자들은 갑자기 등장한 좀비와 유혈이 낭자한 장면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 같은 반전 매력과 함께 신선한 설정도 더했다.
우선 희수가 엑스트라들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다.
로맨스 소설 속에서 중요한 것은 남녀 주인공뿐이기에 남자 주인공 제하를 제외한 반 친구들과 선생님은 그저 까만 그림자로만 표현됐다.
대신 이 엑스트라들의 신뢰를 얻으면 진짜 얼굴이 보인다.
희수가 반 친구들과 차츰 협력하면서 이들의 얼굴을 알아보게 되고 또 각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등장인물들이 '제4의 벽'을 깨고 독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걸기도 한다.
제4의 벽은 관객과 무대, 독자와 등장인물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이를 깨지 않는 것이 창작물의 암묵적인 규칙이기도 하다.
이 피비린내 나는 좀비 스릴러와 살아남으려는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멀찍이서 감상하던 독자들은 제4의 벽이 깨진 순간 마치 이야기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신선한 설정들에 비해 후반부의 참신성은 떨어진다.
이야기 속 악마의 힘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데다가 극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좀비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진 탓으로 보인다.
이 웹툰은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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