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전복 등 수산물 가격 한 달 전과 비슷
할인 행사 덕에 대형마트 매출 오히려 늘어
국민 불안 잠재우지 않으면 소비 위축될 수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소비 위축이나 큰 가격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수산물 소비 촉진 할인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데다 추석 대목까지 겹친 영향이다.
수산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추석 이후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면 어민 등 수산업계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고등어(중품·10㎏) 평균 도매가격은 5만7720원으로 한 달 전(5만8152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복(중품) 1㎏ 평균 도매가격은 3만1760원으로 한 달 전(2만9376원)보다 소폭 올랐다.
오징어 가격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같은 날 기준 물오징어(중품) 평균 도매가격(1㎏)은 1만2400원으로 한 달 전 가격(1만266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1년 전 가격(9769원)보다는 26.9% 급등했다. 김(중품) 가격도 1속에 6792원으로 한 달 전(677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생산량 감소와 수출 증가로 평년보다는 12.6% 높았다.
우려에 비해 소비 위축 등 큰 타격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정부도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12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 이후 현재까지 우려했던 것만큼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적극적인 수산물 할인 행사 덕분에 대형마트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대형마트 3사 매출액은 전주 대비 11.8% 증가했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상시 개최하고 있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소비자도 평소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소매점 매출은 전주 대비 17.3%, 식당은 3.5%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한 달째가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각종 할인 행사가 끝나는 추석 연휴 이후에 수산물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민 불안을 근본적으로 잠재우지 않으면 소비 위축이 장기화해 어민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약 2년간 어업 생산량과 어업 생산액(소득)이 위축된 바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어업 생산량은 325만6000t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직후인 2012년에는 318만3000t, 2013년에는 313만5000t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 1.5% 감소했다.
어민 소득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1년 국내 어업 생산액은 8조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2년에는 7조6891억원으로 4.8% 감소했고, 이듬해인 2013년에도 7조2269억원으로 6% 줄었다. 국내 어업생산액은 2021년 어렵사리 회복돼 9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에는 9조2412억원을 기록했다. 오염수 방류 리스크로 올해는 9조원대 아래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아주경제=조아라 기자 ab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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