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해직교사 특채' 김석준 前부산교육감 기소 요구

전교조 '통일학교' 해직교사 부당 채용 의혹

"지원자격, 퇴직자 빼고 해직자로 한정" 지시

부교육감 결재 거부에도 추진…직권남용 혐의

[서울=뉴시스] 26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명석)는 지난 25일 김 전 교육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요청했다..(사진 = 부산시 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해직교사 부당채용' 의혹을 받는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에 대한 기소를 검찰에 요구했다.

26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명석)는 지난 25일 김 전 교육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요청했다.

김 전 교육감은 전교조의 '통일학교(남북의 역사인식 차이를 연구하기 위한 교사들의 학술세미나)' 해직교사 4명을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 수사에 따르면 김 전 교육감은 2018년 9월께 교원인사과 간부 등 실무자들에게 해직교사 4명에 대한 특별채용 검토를 지시했다.

4명의 교사는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통일학교 활동을 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해직됐는데, 이후 김 전 교육감에게 지속적으로 특채를 요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교육감 지시를 받은 뒤 법률 자문을 의뢰한 담당 실무자들은 '지원 자격을 제한할 경우 법령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결과를 회신 받았다. 이에 지원 자격을 '통일학교 해직교사'에서 '교육활동 관련 퇴직자'로 정한 계획안을 김 전 교육감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은 "퇴직자 등을 포함할 경우 대상자가 너무 많으니 '해직자'로 한정해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시 부교육감이 특채를 반대하며 결재를 거부했음에도 김 전 교육감은 계획안에 "교육감 지시에 의해 특별채용 추진 계획을 마련함"이라고 자필로 기재하며 계획을 밀어붙인 것으로 공수처는 파악했다.

결국 같은 해 11월23일 인사위원회에서 실무자들은 해직교사들에게 유리하면서도 왜곡된 정보를 전달, 이들에 대한 구제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계획안은 심의·의결됐다.

채용 공고 기간과 원서접수기간은 휴일을 제외하면 3.5일로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또 실무자들은 심사위원을 개별 방문해 별도의 평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채 '적합'이라고 미리 기재한 심사 결과표에 서명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한 결과 사실상 내정됐던 해직 교사 4명만이 지원, 전원 합격하게 됐다고 공수처는 결론내렸다.

공수처는 지난 7월 감사원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부산교육청과 김 전 교육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교육감을 포함해 관련자 20명이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외 고위공직자에 대해선 수사권만 가지고 있어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에 기소를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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