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바다 건너로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모습이 보인다. AP·교도연합뉴스 |
중국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놓고 국제무대에서 또 공방을 벌였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류징 중국 국가원자력기구 부주임은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부르는 원전 폐수를 ‘핵 오염수’라고 지칭하면서 “일본은 관련국 국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해양 방류를 시작해 국제사회의 폭넓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또 “대량의 방사성핵종이 바다로 배출돼 누적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일본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뒤이어 연사로 나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은 “안전성에 만전을 기한 뒤 8월에 방류를 개시했다”면서 “IAEA의 계속된 관여 아래 마지막 한 방울의 해양 방류가 끝날 때까지 안전성을 계속 확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IAEA에 가입했으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메시지를) 발신하고 돌출된 수입 규제를 취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뿐”이라면서 오염수 방류 개시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을 비판했다.
IAEA 회의와는 별도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기자들에게 일본의 방류가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면서 이날 원자력규제기구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프랑스의 이해와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영자일간지 재팬타임스는 “IAEA 회의에서 불가리아 대표는 일본이 IAEA에 대해 투명성과 협력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했고 덴마크와 체코 대표도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한국 대표는 ‘IAEA가 지속적으로 해양 방류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방류 관련 데이터를 일본으로부터 받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현장 사무소를 세우고 독립적으로 샘플을 채취해 공정하게 분석·점검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이런 활동은 수십 년으로 예상되는 방류 기간 내내 계속될 것이며 예전에도 말했듯이 방류되는 마지막 한 방울이 나올 때까지 활동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국 대표 연설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국가는 중국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점거를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재팬타임스는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 계획이 알려진 후 중국과 일본 정부는 이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과 일본 양측은 서로 상대국으로부터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면서 유감을 표명하는 등 외교 충돌로까지 번질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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