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모든 게 제 불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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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과 관련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재임시 공과와 옥중 생활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이 인터뷰는 지난 11일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익편취ㆍ국정농단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가 실패한 정부라는 일각의 평가에는 이의를 제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등 재임시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결정에 대해 "안보를 위해서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는 거리를 뒀다.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1737일간의 옥중 생활에 대해서는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밤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온몸에 통증이 있었다"며 "칼로 베는 것 같은,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 때문에 한 시간도 제대로 못 잘 때가 많았다"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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