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득·자산 진단한 노인빈곤과 정책방향' 발표
40년대 및 이전 세대 빈곤 심각…50년대와 격차 커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노후보장체제 성숙도 달라"
"소득인정액 기준 기초연금 선별…지급액 증액해야"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 빈곤과 정책 방향’이란 주제 발표에 앞서 영상보고서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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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5일 KDI 포커스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빈곤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은 “고령층을 세대별로 구분해 소득과 자산을 활용한 경제적 상황을 분석한 결과, 세대간 차이가 굉장히 컸고 특히 1940년대생 및 그 이전 출생세대에서 노인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국민연금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 세대에 더 기초연금의 지원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을 이용해 계산한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13.1%의 3.3배 수준이다. 특히 전체 인구 빈곤율 대비 노인빈곤율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2021년 기준 격차는 22.6%포인트에 달하는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보다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다만 노인빈곤율 추이 자체는 2016년 43.6%에서 2021녀 37.7%로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층 안에서도 빈곤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40년대생 및 그 이전 출생 세대의 노인빈곤율은 40%이상이었으나 50년대생은 30% 이하였다. 결국 상대적으로 덜 빈곤한 50년대생 노인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노인 빈곤율 자체는 감소했지만, 연령대별 격차가 커져 75세 이상의 고령노인 집단은 더 가난해지고 있는 셈이다.
소득과 자산을 함께 고려한 세대별 노인빈곤율을 보면 저소득-저자산 비율의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1930년대 후반 출생 45.9% △1940년대 전반 출생 37.2% △1940년대 후반 출생 31.6% 등 모두 30% 이상인 반면, △1950년대 전반 출생 19.7% △1950년대 후반 출생 13.2% 등 20%이하로 떨어진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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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은 “공적이전체제가 미성숙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고령층은 자산 축적을 통해 노후 대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커 소득만으로는 노인 빈곤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노인빈곤 수준이 세대에 따라 다른 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세대간 소득 격차와 세대별로 다른 노후보장체제의 성숙도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가 재정부담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 노인빈곤정책의 방향은 고령층 내에서도 취약계층인 1940년대 및 그 이전 출생세대에 선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특히 전체 고령층의 70%에 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초연금은 지급 대상을 소득 인정액의 일정 비율 이하인 고령층으로 좁히고 지급액은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저소득 고자산 고령층은 실제로 소득은 빈곤하지만 경제적 상황을 평가했을 때는 충분히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주택·농지연금 등의 정책을 활용해 스스로 빈곤층에서 탈출할 수 있다”며 “향후 덜 빈곤한 1950년대생 및 그 이후 세대가 고령층에 포함되면 자연스럽게 기초연금 제도는 축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여기 투입됐던 많은 재원은 다른 노인복지제도에 투입해 고령층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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