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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해 341조 거둬 700조 쓴다…“내년에도 세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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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한경협 분석

기업실적 타격에 105조->76조 뚝
올해 당초 예상보다 28% 줄어
상장사 영업익 31% 급감에
올해 법인세도 26% 감소할듯
“조세지출 효율화·재정준칙 시급”


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며 내년 주력 국세인 법인세수가 올해보다 29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세수 보릿고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체 나랏돈 씀씀이는 올해 처음 7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준칙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며 속도를 못내고 있다.

22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인협회가 2001~2022년 연간 성장률과 기업실적(영업잉여)이 법인세수에 미친 영향을 회귀분석한 결과 내년 법인세수는 75조6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한경협이 내다봤던 성장률 전망치(올해 1.3%·내년 2.1%)를 반영한 결과다. 정부가 지난해 말 본예산을 통해 내다봤던 올해 법인세수가 105조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내년 세수가 29조4000억원(28.0%) 줄어드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 타격이 장기화하며 법인세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9일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을 발표하며 내년도 법인세수가 올해 본예산 전망 대비 26.0% 줄어든 77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올해 세수 상황부터가 녹록하지 않다. 기재부는 최근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법인세수가 당초 예상 보다 24.2% 급감할 것으로 봤다. 세수 규모 50조원 이상 주력 세목 중 감소율이 가장 크다.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81조7000억원으로 1년 새 31.7% 급감하는 등 주력 기업 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법인세 감소 여파에 올해 총 국세수입은 당초 전망치(400조5000억원)보다 59조1000억원 줄어 341조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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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세수 규모를 좌우할 핵심 요인은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 강도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했던 전망치(올해 1.4%·내년 2.2%)만큼 경제가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법인세수는 81조1000억원으로 정부 전망 보다 3조5000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최근 미국 긴축 장기화 전망 속에서 중국 경기 침체 리스크와 국제 유가 급등과 같은 악재들이 맞물리며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게 변수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 전망치를 1.3 %로 제시해 정부·한국은행(1.4%)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1.5%)보다도 낮게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매년 예산이 투입되는 재정 지출과 원래대로라면 받아야할 세금을 깎아주는 조세 지출이 늘며 전체 정부 씀씀이가 올해 처음 700조를 돌파할 전망이다. 기재부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 총예산 639조원에 조세지출 (69조3000억원)을 합친 나랏돈 지출총액은 708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상황이 이런데 새는 나랏돈을 막기 위한 재정준칙 관련법인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3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잇딴 재정 우려에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어서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줄이는 등 재정준칙을 법률로 못 박으려 하고 있지만 여야 정쟁에 2020년 10월 이후 진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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