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대상작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웹툰 '위아더좀비' 이명재 작가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23. xconfin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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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저… 사실 좀비물을 잘 못 봐요."
네이버웹툰에서 2년 간의 연재 끝에 완결된 웹툰 '위아더좀비' 작가 이명재(31)는 웃음을 지으며 멋쩍게 말했다.
"제가 전하고 싶은 건 위로였어요."
'위아더좀비'는 서울 최대 쇼핑몰 '서울타워'에서 생존하고 있는 주인공 김인종의 이야기다. 도망치는 대신 좀비인 척 연기해 살아남는가 하면 김소영은 도끼 한 자루 만으로 좀비들을 괴멸시킨다. 좀비에 물려 감염된 동료 때문에 눈물짓는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기존 좀비 만화의 스릴과 잔인함을 대체한 것은 휴머니즘과 코미디다.
"연재하는 중에도 내 만화에 호응하는 독자들이 있어 힘이 났다"는 이 작가는 마지막화에 평소의 10배에 달하는 2000개의 댓글이 달린 것을 보곤 서울타워에서 함께 2년의 세월을 보낸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최근 이명재 작가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웹툰 '위아더좀비' 이명재 작가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23. xconfin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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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미완의 존재…"내가 바로 주인공과 비슷했다"
'위아더좀비'는 여러 의미에서 기존 좀비 만화의 공식을 빗겨나간 작품이다. "연재를 하면서 김인종과 함께 나도 동글동글 변했다"는 이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 김인종부터 기존 좀비 만화 주인공과 비교하면 유약하고 귀여운 외형을 가졌다.
"제가 김인종과 비슷한 것 같아요."
무던하고 개성이 없게 묘사된 인종은 작가를 투영한 캐릭터이자 그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전하는 주인공이다. 동생을 괴롭히던 일진을 죽이고 서울타워에 갇혀버린 김소영부터 탈영한 의무병 임경업 등 수많은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사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독자들이 편하게 이입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인종이다.
아직 미완의 존재라는 점 또한 데뷔 전 이명재 본인과 비슷하다. 삶에 대한 큰 의욕이 없는 취업준비생이 서울타워에서 생활하며 친구를 만들고 삶의 이유를 찾아갔듯이 이 작가 또한 데뷔 전까진 아르바이트를 하며 웹툰 작가를 준비하던 미완의 존재였다.
"30살이 되기 전까지만 도전해 보려고 했어요."
웹툰 작가가 되지 못하면 자신의 전공인 애니메이션을 살려 입시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하려고 했다는 이 작가는 데뷔 전까지 아르바이트와 공모전 준비를 병행했다. 그리고 2020년, 29살의 나이에 '위아더좀비'를 통해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대상을 수상해 마침내 웹툰 작가가 됐다.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웹툰 '위아더좀비' 이명재 작가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23. xconfin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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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가진 캐릭터 통해 보여준 '가치 있는 타워에서의 2년'
"코미디는 저도 너무 어려워요."
웹툰의 핵심인 코미디는 이명재 작가에게도 어려운 과제였다. 재밌는 대화나 코미디적 요소가 떠오를 때까지 무작정 산책을 하거나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이 작가는 "웃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직까지 약한 것 같다"며 대신 소위 '티키타카'라고 부르는 대화 형식의 유머를 자주 활용했다. 웹툰이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았던 데는 각 캐릭터 사이에 존재하는 유대감이 주요했다.
'위아더좀비' 속 등장인물은 모두 결핍이 존재한다. 이는 이명재 본인이 갖고 있는 결핍을 각 캐릭터를 통해 부각한 결과다. "꿈이 있지만 게을러서 노력하지 않는 모습"은 소설가 지망생 '왓 존슨'이 됐고 "소심하고 불안한 모습"은 창고에 갇혀버린 알바생 '심초롱'이 됐다.
김인종, 김소영, 임경업, 왓 존슨, 심초롱 등 웹툰에는 정말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좀비로 인해 타워에 갇혔지만 결국 그 안에서의 시간을 통해 결핍을 가진 모든 캐릭터는 한 뼘 더 성장하고 나아간다.
"타워에 평생 갇혀 살 수는 없겠죠. 그래도 저는 그 2년이라는 유예 기간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사회에서 동떨어진 그 시간도 가치가 있다고요."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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