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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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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위협"…뉴욕대서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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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가짜뉴스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지는 않을지,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뉴욕대 존 폴슨 센터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실존적 위험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윤 대통령이 ‘뉴욕 구상’을 통해 디지털 심화 시대의 새로운 질서 정립과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제시한 지 정확히 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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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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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가져온 해법은 ‘디지털 권리장전’이었다. 윤 대통령은 “미래사회는 디지털 향유권이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보장되어 누구나 그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AI(인공지능)를 비롯한 디지털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부당한 차별과 편견을 확대하는 데 활용돼선 안 된다”(자유·권리 보장)며 “경쟁과 혁신의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받고 그 혜택을 골고루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공정한 접근·기회 균등)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안전과 신뢰’를 내세우면서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또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위협받게 되며, 우리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삶 또한 위협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창의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과 “인류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 뒤 한국의 3개 기관(정보통신기획평가원, 카이스트, 소프트웨어산업진흥협회)과 뉴욕대는 ‘AI ·디지털 비즈니스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R&D(연구개발)와 사업화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AI·디지털 분야 우수 학생을 선발해 뉴욕대의 커리큘럼을 통해 교육하고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이 뉴욕대에 상주하면서 현지진출 컨설팅, 합작법인 설립 등을 지원해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5년간 총 45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측도 상응하는 매칭투자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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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대통령은 순방 나흘째인 이날도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전방위 외교전을 이어갔다. 카리브 제도의 국가인 세인트키츠네비스를 시작으로 에콰도르·파라과이·시에라리온·북마케도니아·네팔·기니비사우·슬로베니아·아이티 정상들을 차례로 만나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연이은 양자 회담은 치밀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고 소개했다. 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상대국을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 회담, 1대1 오찬, 그룹별 오·만찬 등 형식을 심사숙고했다는 것이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주유엔 대표부 건물을 양자 회담의 베이스캠프로 정하고, 대표부를 통째로 엑스포 홍보관처럼 꾸미기도 했다. 김 차장은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온종일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런 총력 지원을 바탕으로 닷새간의 방미 기간 39개국 정상과 대좌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통상 쓰는 ‘북-러’가 아니라 ‘러-북’ 순으로 국가를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원고에 ‘러-북’이라 쓰여 있어서 순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여기시는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에게 이유를 여쭤보지 않았지만, 민족 공조라 해서 북한이 어떤 짓을 하든 앞자리에 불러줘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양 국가의 지칭 순서를 의도적으로 정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현 정부 외교 기조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란 취지다.

뉴욕=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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