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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자연성 회복 빼고, 4대강 보 존치하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결국 졸속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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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환경회의 등 257개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정당하게 의견을 개진한 활동가들을 즉각 석방하라”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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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정부가 추진한 보 해체, 상시 개방 조치를 ‘백지화’하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이 확정됐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물관리 분야의 국가 최상위 법정계획을 제대로 된 검토나 연구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변경했다고 비판했다.

환경부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지난달 4일 의결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취소 결정의 후속조치로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을 변경해 오는 25일에 공고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변경안은 전문가, 연구기관 등의 검증 절차 없이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서면 심의(9월18~20일)만을 거쳐 확정됐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수량·수질·수생태·물재해 방지 등 물관리 전체를 아우르는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관련 부처가 법정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

변경안의 핵심은 보 해체, 상시 개방 등이 포함된 4대강 보 처리방안 관련 과제를 삭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해체·개방으로 자연성 회복 추진’과 ‘한강과 낙동강 11개 보 처리방안 마련’ 등의 방침과 부록인 ‘우리 강 자연성 회복 구상’이 삭제되고 ‘자연성 회복’이란 용어는 ‘적정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로 대치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의 추가 논의 요구, 반대 목소리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법이 정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라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반영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5일 단상을 점거한 환경단체 활동가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진행한 국가물관리위원회 공청회를 ‘일반 국민과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 중 하나’로 들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7월20일 지난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이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취지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같은 날 4대강 보를 전부 존치할 것이라고 밝혔고 국가물관리위는 지난달 4일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취소하면서 환경부 결정을 추인했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공론화 절차 없이 변경되면서 앞으로 4대강 관련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회의는 “어떤 탄압도 생태 파괴와 민주주의 퇴행에 맞서는 환경활동가들의 의지와 노력을 꺾지 못한다”며 “4대강이 자유롭게 흐를 때까지 환경활동가들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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