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설문조사…46%가 “초과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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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8명이 연장노동을 포함한 법정 최대 노동시간을 현행 ‘주 52시간’보다 낮추거나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간 개편안의 상한선인 ‘주 69시간’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2.3%에 그쳤다. 정부는 조만간 노동시간 개편안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6월9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000명에게 노동시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정부가 제도를 개편해 1주 최대 노동시간 상한을 새로 정한다면 몇 시간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46.7%가 ‘주 48시간’이라고 답했다. 현재와 같은 ‘주 52시간’이라는 응답은 34.5%였다. 응답자 81.2%가 현행보다 낮추거나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주 60시간’이 6.8%, ‘주 56시간’은 6.2%로 낮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개편안인 ‘주 69시간’은 2.3%에 그쳤다.
‘주 48시간’ 상한제는 ‘글로벌 스탠더드’이기도 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11년 노사정전문가회의에서 1주 노동시간의 상한선을 48시간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 영국 등은 다양한 제도를 통해 1주 노동시간이 48시간을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한국 직장인들은 너나없이 연장노동에 시달리지만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직장갑질119 설문 결과 응답자 46.2%가 ‘초과노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법정 노동시간을 넘겨 ‘초과노동이 1주에 12시간을 넘는다’는 응답이 12.1%에 달했다. 초과노동을 하는 이들 중 55.2%는 ‘초과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일부만 주거나 정해진 한도액만 주고 있다)’고 답했다. ‘초과수당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22.7%, ‘초과수당 없이 교통비·식비 등 실경비만 주고 있다’는 응답은 6.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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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초 ‘주 69시간’까지 연장노동이 가능한 노동시간 개편안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한 6000명 규모의 대국민 설문조사를 마쳤다.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고 여론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직장갑질119는 “윤석열 대통령은 주 69시간제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했지만,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주 60시간이 아니라 주 52시간은 무리’라고 말한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주 64시간까지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만든 탄력근로제도 개정해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보상 없는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포괄임금제’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노동부는 노동시간 개편안과 맞물려 포괄임금제 오·남용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장노동시간 유연화 방안이 구체적인 데 반해 포괄임금제 관련 대책은 아직 명확한 계획이 없다. 직장갑질119는 “법정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야근갑질의 주범인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출퇴근 시간 기록을 의무화해 직장인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직장갑질119 야근갑질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성우 노무사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절반이 일상적인 초과노동을 하고 있고, 또 그중 절반은 초과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정부는 심각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어떻게든 노동자들이 일을 더 하게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전에 근로감독행정부터 철저하게 하길 바란다”고 했다.
▼ 더 알아보려면
한국인이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정부 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직접 조사한 결과입니다. 정부는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한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개편안을 철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직업을 구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1주 최대 노동시간’은 몇 시간인가요?
☞ 이래도 ‘69시간’입니까…한국인 직업선택 기준 1위 ‘워라밸’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9181200011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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