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비아5일시장 불, 청과상·빈찬가게 등 피해
쓰이지 못한 소화기, 시장 기둥에 덩그러니…상인들 황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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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5일장에서 전날 오후 발생한 상가 화재 피해를 겪은 상인이 불탄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비아5일장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6시 58분께 불이 나 상가 10동(89.7㎡)이 타거나 그을리고 소방서 추산 19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2023.09.21.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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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장날을 하루 앞두고 이 무슨···."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5일장. 추석을 불과 일주일 여 앞두고 들이닥친 화마에 상인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불탄 점포를 쳐다봤다.
불이 시작된 청과상을 중심으로 주변 반찬 가게와 건어물 가게 등지에는 시장 지붕과 구조물 등이 불타며 생긴 잔해가 널부러져 있었다.
플라스틱과 비닐 등이 타면서 난 매캐한 냄새는 여전히 빠지지 않은 채 시장 골목을 메우고 있었다.
큰 불이 난지 고작 하루가 지난 이날 시장에는 추석을 앞두고 장이 들어섰다.
추석 대목을 포기할 수 없었던 다른 상인들은 말 없는 위로를 보내는 듯 애잔한 표정으로 피해 점포들을 바라봤다.
불이 난 점포 주변 기둥에는 쓰이지 못한 소화기들이 불에 그을린 채 매달려 있기도 했다.
플라스틱 등이 불에 타며 내뿜는 유독가스에 차마 소화기를 쓸 틈이 없었다는 상인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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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5일장에서 한 손님이 전날 오후 불이 났던 상가를 바라보고 있다. 비아5일장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6시 58분께 불이 나 상가 10동(89.7㎡)이 타거나 그을리고 소방서 추산 19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2023.09.21.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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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상인들은 불탄 점포를 바라보며 황망한 듯 말을 잃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피해 상황을 기록하려는 듯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는가 하면 불탄 집기들을 어루만지며 장탄식을 내뱉었다.
불이 난 청과상 옆에서 반찬 가게를 운영해온 조모(70)씨는 추석 대목을 놓쳤다고 하소연했다.
장이 들어서기 하루 전날마다 팔아야 할 식자재 등을 점포에 보관해왔는데 점포가 모두 타면서 팔 물건은 물론 생계를 이어온 터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청과상 뒤편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해온 오모(88·여)씨도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연기가 들이닥치면서 가게에 보관해온 건어물 중 절반 이상을 내다 팔지 못하게 됐다.
황급히 자녀들과 함께 불을 끄는 작업에 나서면서 큰 화는 면했지만 대목을 앞두고 제대로 된 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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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5일장에 전날 화재 당시 쓰이지 못한 소화기가 시장 기둥에 남아있다. 비아5일장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6시 58분께 불이 나 상가 10동(89.7㎡)이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19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2023.09.21.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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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불이 시작된 청과상에서 일해온 A(46)씨는 표정을 숨긴 채 묵묵히 삽을 들고 잔해들을 치웠다. 3년 전부터 청과상 주인인 아버지를 도와 일해왔다는 그는 주변 상인들을 향한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장날에 팔았어야 할 사과와 배 등 제수용품 200만원 어치는 물론 청과상이 몽땅 불에 타면서 속도 새까맣게 탔다.
조씨가 '500만원 짜리 냉장고가 불탔다'며 지나가듯 이야기하자 A씨는 고개를 숙이고 냉장고에서 흘러나온 잔해들을 들어 날랐다.
청과상 주인인 아버지의 현재 상황과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을 삼켰다.
A씨는 "우리 가게만 피해를 입었다면 모르겠는데 불이 옆 가게까지 퍼져 미안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이렇게 돼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복구를 떠나 추석 장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오후 6시 58분께 광주 광산구 비아 5일장 내 점포 10곳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소규모 점포 10곳(총 89.7㎡)이 탔고 시설물 일부가 그을렸다. 소방서 추산 1960여 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 당국은 불에 탄 점포 내 선풍기가 과열, 불길이 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추가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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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5일장에서 전날 오후 발생한 상가 화재 피해를 겪은 상인이 불탄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비아5일장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6시 58분께 불이 나 상가 10동(89.7㎡)이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19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2023.09.21.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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