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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현금영수증 미발급 전문직 10명 중 8명은 의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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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적발된 고소득 전문직 10명 중 8명은 의사와 변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제가 도입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일부 병·의원과 변호사사무소는 여전히 탈루를 위해 현금영수증 발급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국세청으로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현금영수증 미발급 적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6월 현금영수증 미발급으로 적발된 건수는 7822건, 부과금액(미발급 금액에 가산세 20% 부과)은 37억5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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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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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 의무발급제가 2010년 도입되면서 10만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고 미발급시엔 미발급 금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적발건수만 보면 올 상반기에만 2019년(5508건)과 2020년(7313건)을 앞섰고 이런 추세를 단순 적용하자면 연말에는 지난해 적발건수(1만2866건) 및 부과금액(62억58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현금영수증 미발급도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고소득 전문직의 현금영수증 미발급 적발 건수는 497건(부과 금액 2억700만원)이었는데, 2022년 한 해 622건(부과 금액 2억8000만원)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연도별 고소득 전문직 적발 건수는 2019년 586건(6억8000만원), 2020년 772건(5억8700만원), 2021년 765건(3억9400만원) 등이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고소득 전문직을 직종별로 살펴보면 병·의원에서의 적발 건수와 부과 금액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적발건수(497건)의 63.2%인 314건이 의사들이 원장으로 있는 병·의원이었다. 변호사사무소 역시 현금영수증 미발급이 80건(16.1%) 적발됐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적발된 고소득 전문직의 79.3%가 의사나 변호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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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올해만의 현상도 아니다.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병·의원의 현금영수증 미발급 적발 건수는 2011건으로 전체(3242건)의 62.0%를 차지했고 변호사는 492건으로 전체의 15.2%로 법무사(670건, 20.7%)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부과금액(전체 21억4800만원)으로 살펴보면 변호사(7억3000만원, 34.0%), 법무사(1억2000만원, 5.6%), 병·의원(1억1900만원, 5.6%) 등의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전문직의 현금영수증 미발급 관행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지난해 고소득 전문직 131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적출소득은 1266억원에 달했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1인당 9억6000만원가량을 누락 신고했다는 의미다.

고용진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 상당수가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득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세청은 지속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직군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해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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