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출구는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단식으로 입원한 사람을 법원에 나가라고 하기가”
“색출 부담으로 가결 의사 표현 잦아들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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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승환·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류에도 21일째 단식을 지속하고 있다. 야권에서 발언의 중량감이 가장 무거운 문 대통령의 요구에도 이 대표가 의지를 꺾지 않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체포동의안 표결이 단식의 최종적인 출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20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현재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론이 당내 주류 의견이다. 민주당 다수 의원들은 정부여당의 야당 대표 탄압과 검찰의 정치수사에 대항해 부결표를 던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 대표의 장기간 단식으로 형성된 동정 여론과 지지층 결집이 강화되면서 부결론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한 민주당 3선 의원은 “단식이 길어지면서 체포동의안을 가결 시키기가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식으로 입원해 있는 사람한테 법원에 나가서 영장심사를 받으라고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에 그간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선 가결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의원들은 의견을 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가결을 직접적으로 주장하기보단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직접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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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결을 확신할 순 없는 상황이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비공개 투표이기 때문이다. 표결 이후 이어질 찬성표 색출 등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해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의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과 친명(친이재명) 원외그룹들은 표결 결과와 상관 없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들을 색출하겠다는 강한 경고를 연일 던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본지에 “당내에서 부결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는 맞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실제 표결에서 찬성을 택할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것 같다. 그 표가 얼마나 나오게 될 지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본회의에 이 대표와 구속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의 가결 정족수는 149석이다. 국민의힘 의원의 모든 표와 정의당·무소속 의원의 표를 모두 합치면 122석이고, 민주당 의원 29명이 더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된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월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언론 분석에 따르면 이른바 반란표가 38표라고 예측을 했다”며 “민주당 의원 중 가결표가 18표고, 기권·무효표가 20표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결표를 던졌던 의원은 대부분 가결을 또 한번 선택할 가능성 높아 보인다”며 “기권·무효표 중 몇 표 정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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