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스마트폰 소식

‘아이폰15’ 가격 동결 승부수… 판매엔 호재지만 韓 부품사엔 부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15 시리즈의 가격을 이전 세대 제품과 동일하게 책정하면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쿡 CEO는 애플의 공급망을 설계한 SCM(공급망 관리)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그가 원가관리를 통해 일부 마진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 아이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 동결’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동결은 아이폰15 판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값을 주고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살 수 있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15 시리즈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의 부품원가는 아이폰14에 비해 약 50달러(약 7만원) 이상 인상됐는데, 제품 가격은 동일해 판매가 부진할 경우 단가 인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13 프로맥스와 아이폰14 프로맥스의 부품원가는 각각 438달러(약 58만원), 501달러(약 67만원)이다./전병수 기자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급망관리(SCM) 대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아이폰14 시리즈에 이어 연속 ‘가격 동결’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에도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아이폰14 시리즈는 4나노 칩 등이 탑재되며 아이폰13 시리즈 대비 부품원가가 약 20% 인상됐다. 아이폰13, 14 시리즈의 부품원가를 분석했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13 프로맥스와 아이폰14 프로맥스의 부품원가는 각각 438달러(약 58만원), 501달러(약 67만원)이다. 아이폰14 시리즈에 탑재된 4나노 칩인 A16 바이오닉의 가격은 110달러(약 15만원)로 아이폰13 시리즈의 A15보다 약 2.4배 비싸다. 소니의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며 이미지 센서 비용도 약 50% 올랐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5 시리즈도 아이폰14와 마찬가지로 부품원가가 인상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아이폰15에는 업계 최초 3나노 칩인 A17이 탑재됐고 우주선에 사용되는 티타늄 소재가 적용됐다. 특히 3나노 칩은 스마트폰 부품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싼 부품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티타늄 베젤, 5배 폴디드줌(프로맥스 한정)을 적용하면서 재료비가 50달러(약 7만원) 이상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쿡 CEO는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 시절 부품 공급업체 100곳을 24곳으로 줄이고 핵심 부품은 독점 계약을 맺는 등 수익성 개선에 앞장섰다. 덕분에 애플은 엄격한 원가 관리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고마진 전략을 취할 수 있었다. 이런 쿡 CEO가 아이폰 가격을 두 차례나 동결하자, 업계에서는 애플이 침체기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받아들이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하 NH증권 연구원은 “가격 동결 등을 고려했을 때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량이 (올 연말까지) 전작 대비 약 10% 증가한 694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이 국내 주요 부품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시리즈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경우, 원가 관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전 모델 부품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이노텍이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납품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의 75%가 애플에서 나올만큼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조선비즈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3 울트라(8GB·56GB 모델)의 부품원가는 468달러(약 62만원)로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AP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삼성디스플레이의 AMOLED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전병수 기자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갤럭시 S23 시리즈 가격 사실상 ‘동결’했던 삼성전자, 갤럭시 S24는 올릴까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동결한 가운데, 내년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에 이목이 집중된다. 갤럭시S24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들의 성능이 개선되며 부품원가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팁스터(정보유출자)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S24 울트라는 전작(6.81인치) 대비 소폭 커진 6.9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스냅드래곤8 3세대 또는 엑시노스 2400 AP가 병행 탑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를 출시할 당시 국내에서는 가격을 약 15만원 인상했다. 최고가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 1TB는 약 21만원을 올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3 울트라(8GB·56GB 모델)의 부품원가는 468달러(약 62만원)로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AP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인 애플의 가격 동결을 의식해 삼성전자가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부품업체들에게 부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주요 부품을 제외한 다른 부품에서 단가를 낮추는 등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