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포스트 제평위 전문가 토론회 및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 공청회
여당 의원, 네카오에 책임 의식 강조…학계 "사기성 보도에 강력 대응" 의견
여당이 가짜뉴스와 표절 기사 확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다음) 등 대형 포털 업체에 더 높은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포털과 언론이 더 공정하고 투명한 보도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전담기구 등 추가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9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당 포털 전담 대응팀(TF)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건강한 뉴스 생태계' 마련을 목표로 2015년 공동 운영하기 시작한 민간 자율기구다. 지난 7년간 이들은 네이버·다음 포털 사이트와 제휴할 콘텐츠 제공사(CP)를 심사해왔다. 주로 언론사가 대상이다. 그러다 제평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압박을 못 이긴 네이버는 올해 5월 제평위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재까지 제평위는 CP 입점과 퇴출 심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활동을 멈춘 상태다.
여당 의원들은 제평위 운영 중단으로 포털을 중심으로 가짜뉴스와 표절 기사가 더욱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뉴스 소비자 10명 중 7명 정도가 포털 뉴스를 이용할 만큼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운영 주체인 네이버·카카오는 별다른 제재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명 '허위 인터뷰 의혹'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짜뉴스와 타사 기사 베끼기 현상을 줄이기 위해 포털과 언론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가짜뉴스와 표절 기사에 대한 책임을 포털 업체·언론사 등 어느 한쪽에만 전가할 수 없다"면서 "제평위 후속 기구는 포털과 언론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사를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해 보여주는 '아웃링크' 방식도 투명한 보도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포털이 주기적으로 기사 표절을 측정해 공개하고 CP 입점·퇴출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뉴스 제공 방식을 기존 인링크에서 아웃링크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열린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 공청회'에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가짜뉴스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수로 인한 오보가 아닌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사기성 보도에 대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다연 법무법인 혜 변호사는 "해외에서는 사기성 뉴스에 대한 규제가 많으나 우리나라는 미흡하다"면서 "가령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을 통한 명예훼손 가중처벌 규정 등이 있는데 이에 대한 처벌은 소송을 통해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규제가 어렵다"고 짚었다.
신홍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전문성과 조직력을 갖춘 가짜뉴스 대응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사법적 대응보다는 이러한 행정적 제재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전담 조직이나 기구가 가짜뉴스 판별 기준과 절차를 객관성·투명성을 바탕으로 수립하고 이를 상시 모니터링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행정이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며 "가짜뉴스로 인한 간접적 피해자인 언론사에 대해서는 언론 자유가 위축되지 않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연두 기자 yondu@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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