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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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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나오는데 17만원 더 내라고?” 속 터지는 한국인 아이폰 사러 ‘홍콩’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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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모(32) 씨가 애플 홍콩 홈페이지를 통해 1차 사전 예약을 하기 위해 대기 중인 모습. [이영기 기자/20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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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 오랜 애플 팬인 직장인 안모(32) 씨는 새로 출시된 아이폰 15 프로 맥스를 먼저 사용하기 위해 홍콩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아이폰 15 1·2차 출시국에서 ‘이번에도’ 한국은 제외되고 출시 예정일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씨는 1차 출시국 사전 예약일인 지난 15일 한국 시간으로 오후 9시 홍콩에서 진행하는 사전 예약에 참여했다. 안 씨는 "한국에서 구매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고, 가격도 비싸다"며 "아이폰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휴가 겸 홍콩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고 말했다.

아이폰 7부터 15까지…8년 간 1차 출시 ‘0번’새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안 씨와 같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시장은 아이폰 1차 출시국에서 수년째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이같은 홀대에 한국 애플 팬들은 매번 불편을 겪고 있다.

홀대가 이어지자, 안 씨 사례처럼 직접 나서 1차 출시국에서 사전 예약 후 직접 출시국을 다녀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배송 대행을 이용하기도 한다. 애플팬들의 이같은 선택엔 환율로 인한 가격 차이도 한몫하고 있다. 출시는 늦으면서도, 소비자 체감가격은 더 비싸기까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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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이용자들이 모이는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애플 홍콩 홈페이지 1차 사전 예약 결제 인증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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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애플의 새 모델인 ‘아이폰 15’ 1차 출시국 대상으로 사전 예약이 진행됐다. 한국은 1·2차 출시에서 제외된 가운데 더 빨리 사용하고자 하는 국내 소비자 사이에선 안 씨의 사례처럼 ‘1차 출시국 사전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 커뮤니티인 ‘아사모’에서는 사전 예약 인증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국내에서 사전 예약 후 현지 배송 대행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 받아보거나, 직접 출시국을 다녀오는 식으로 구매한다.

이들이 홍콩 등 1차 출시국의 사전 예약을 노리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도 한몫하고 있다. 이번 아이폰 15 시리즈 중 최상위 라인업인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국내 출고가는 190만원.

반면 홍콩에서는 1만199홍콩달러(한화 약 173만원)로, 한국보다 약 17만원 저렴하다. 아이폰 15 시리즈는 북미 가격 기준으로는 전작인 아이폰 14와 같은 수준으로 가격이 동결됐지만, 각국 환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큰 가격 차가 발생하고 있다.

새 아이폰을 손에 넣기 위해 해외여행까지 가는 국내 소비자의 진풍경은 애플의 한국 홀대 때문에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아이폰 7 출시 당시부터 2023년 아이폰 15 출시까지 한 차례도 국내 시장에 1차 출시한 적이 없다.

제품 출시 전 비밀 유지? 소비자 불만은 여전애플의 철저한 비밀 유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조사가 국내에 스마트폰(단말기)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연구원의 인증 과정에서 제품이 노출되기 때문에 1차 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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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5 티타늄 블루 색상. [유튜브 ‘EMKWAN REVIEW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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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전 세계 매출 규모와 시장 규모 등을 따져 중요도 순으로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출시국 선정의 공식적인 기준과 설명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 중 중국과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로 애플스토어가 많을 만큼 국내에선 애플의 인기가 높다. 실제로 애플은 한국에서만 연 약 7조원을 벌고 있다. 애플의 국내 법인인 애플코리아 유한회사가 지난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2021년 한국에서 7조971억9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줄곧 애플 제품을 사용하다가 갤럭시로 바꾼 직장인 임모(30) 씨는 “한때 맥북, 아이폰 등 주변기기까지 다 애플 제품을 사용했는데, 매번 비싼 가격과 1차 출시국 제외 등 홀대를 받으면서까지 써야 하나 싶어 다 바꿨다”며 “20~30대는 대부분 아이폰을 쓸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데, 왜 홀대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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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새로 출시된 아이폰15 프로 모델을 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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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폰 15 시리즈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주변국들은 모두 1차 출시국으로 지정됐지만, 한국은 2차 출시국에서도 제외됐다. 애플은 2차 출시국 이후 출시국은 따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내 출시일은 더욱 불투명한 상황인 가운데 국내 업계는 10월께로 전망하고 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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