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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학부모 폭행, 교사 얼굴에 인분 덮였다" 세종시 어린이집 맞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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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에게 인분이 묻은 물건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반면 해당 학부모는 교사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며 경찰에 산고했다.

중앙일보

지난 7월 12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한양어린이집을 찾아 보육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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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세종경찰청 등에 따르면 세종 어린이집 교사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 엄마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세종시 한 병원 화장실에서 B씨가 자신의 얼굴에 인분이 묻은 기저귀를 비비고 벽에 밀치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입에 담지 못할 언어적인 폭력도 있었다고 한다.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기저귀로 얼굴 비벼



A씨는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꼬집는 일이 있었고 관련 내용을 양쪽 부모에게 모두 전달했다”며 “하지만 부모는 내가 아이를 꼬집고 나서 다른 아이가 한 것처럼 꾸몄다고 하는 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경찰과 해당 어린이집, A씨 등 설명을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7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쯤 A씨가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교실에 남아 있던 여자아이(3세가량)가 남자아이 목 뒷부분을 꼬집는 일이 발생했다. 교실로 돌아온 A씨가 이를 확인하고 두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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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CC(폐쇄회로)TV 영상 정보를 훼손하면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7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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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 B씨는 상처를 확인하고 어린이집 측에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하겠다”고 요구했지만 결국 어린이집에 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이집 원장과 A씨는 학부모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B씨 둘째 아이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B씨와 B씨 남편은 원장과 A씨가 병실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사과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병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B씨가 갑자기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 “너 따라 들어와”라며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B씨가 벽으로 밀치고 인분이 묻은 기저귀를 얼굴에 비볐다고 한다.



어린이집 교사 충격에 병원 치료·병가



충격을 입은 A씨가 얼굴을 닦고 있을 때 화장실로 들어온 어린이집 원장은 증거를 남기고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두 사람은 현장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A씨는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경찰에 B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어린이집 측은 A씨가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통원 치료와 휴식을 취하도록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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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10일 "학부모가 자신을 인분이 묻은 기저귀로 폭행했다"는 어린이집 교사의 고소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사진 세종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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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10년 넘게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면서 이런 일을 처음 겪는데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학부모에게서 살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피해 교사 남편 "막장 드라마에서 볼 일" 국민청원



A씨 남편이라고 밝힌 시민은 지난 12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아내가 당한 글을 알렸다. 그는 “막장 드라마에서 볼 일을 현실에서 봤다. 아내 얼굴 반쪽이 인분으로 덮여 있는 사진을 봤다”며 “지속적인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하는 학부모로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그만둘 것을 권유했는데 결국을 이렇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B씨는 자신의 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학대를 당했다며 지난 9일 A씨를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담당 부서에 배당하고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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