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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아비규환에 내던져진 화물기사들…안전운임제 재입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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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2일 국회 앞에서 ‘안전운임제 재입법과 지입제 폐지를 위한 화물연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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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일몰 후 지금 화물운송시장은 아비규환입니다. 터무니없는 운송료를 제시하고 그게 싫으면 내쫓는 지금 체계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겠습니까. 화물노동자들이 위험에 내몰리면 국민들도 위험에 내몰립니다.”(화물기사 김근영씨)

화물기사들이 정부와 국회에 안전운임제 재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일몰로 안전운임제가 폐지된 뒤 운송료를 규율할 보완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화주·운송사들의 ‘무한 착취’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열악한 노동을 강제하는 ‘지입제’ 폐지도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전운임제가 증발한 현장은 속절없이 빠르게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민생을 책임져야 할 국회는 그 책임을 다하라”고 했다.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품목에 3년 시한으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지난해 12월31일 제도 일몰을 맞았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을 요구하며 지난해 두 차례 파업에 나섰지만 정부·여당은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처럼 적정 운임을 규율하던 안전운임제가 일몰되자 화물기사들은 무한 착취에 내몰렸다. 안전운임제 일몰 후 화물기사들의 수입은 36.1% 감소했고, 월 노동시간은 44.7시간 늘어난 309.2시간으로 나타났다.


☞ [단독]정부가 깨부순 화물기사의 삶…안전운임제 사라진 결과는 ‘벼랑 끝’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8201621001?www


화물기사들은 현장이 ‘아비규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터무니없는 운송료를 제시하고는, 계약서를 안 쓰면 배차를 정지하고 해고시킨다”며 “시멘트의 경우 수급을 조절한다는 명목으로 기사들을 10~20시간씩 줄세우고 있다. 잠도 모자라고 밥도 먹지 못한다”고 했다.

운송사들이 ‘영업용 번호판’을 소유하는 ‘지입제’가 불리한 처우를 강요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30년 경력 화물기사 이호석씨는 “업계에서도 가장 운송비가 낮은 업체에서 일해 왔는데, 올해 운송료를 더 낮춰 도저히 생계유지가 어려워져 다른 곳에서 일했더니 ‘번호판을 빼앗기고 싶지 않으면 헐값으로라도 일하라’고 했다”며 “내 돈 주고 산 내 차인데 주인의 권리 하나 없는 것이 지입차주의 인생”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2일 국회 앞에서 ‘안전운임제 재입법과 지입제 폐지를 위한 화물연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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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입법에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전운임제 일몰 이후 정부·여당은 화주의 운임 규율과 책임을 없애는 법안(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개정안)을 발의했다. 화물연대는 기존 안전운임제보다 한참 후퇴한 이 법안조차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낸 ‘안전운임 확대 법안’도 국회에 잠들어 있다.

지난달 경향신문이 안전운임제 일몰 이후 화물기사들의 노동실태를 보도한 뒤 국토교통부는 “법안 논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개정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과 오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에도 해당 법안은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이봉주 화물연대 본부장은 “국회와 정부가 지입료 장사꾼들을 내버려 두고 운임표준을 내팽개치면서 화주의 배만 불리는 최저입찰제가 부활했다”며 “정부와 야당은 안전운임제 재입법, 지입제 폐지를 위해 나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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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2일 국회 앞에서 ‘안전운임제 재입법과 지입제 폐지를 위한 화물연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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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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