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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인간 다큐야 연애 프로야?…과몰입 예능 ’나는 솔로’의 명과 암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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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나는 솔로' 출연자들이 사과문, 악플 고소 예고 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을 찾기 위해 모인 이들로 가득한 프로그램이지만, 연애 프로가 아닌 인간 군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 리얼함에 시청자들이 '과몰입'에 빠진 모양새다.

지난 7월 26일 새롭게 시작한 '나는 솔로' 16기는 ‘돌싱 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손풍기', '그대라이팅' 등 이미 역대급 캐릭터를 생산하며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던 앞선 '돌싱 특집 1탄' 10기에 이은 두 번째 돌싱 특집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베일을 벗긴 16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종회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은 6.2%까지 치솟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10기 '돌싱 특집'에 이어 지난 6일 방송된 16기 돌싱특집은 SBS Plus에서 3.7%(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ENA에서 2.2%를 찍으며 합산 시청률 5.9%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문제는 인기만큼 많아진 '과몰입' 시청자들의 반응이었다. 주위의 발언을 오해하고 왜곡하며 벌어지는 출연진들의 '리얼' 모습이 화근이었을까. 이번 16기의 촬영분이 약 한 달을 갓 넘겼지만, 한 달 만에 출연자 네 명이 줄줄이 사과문을 게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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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사과에 나선 출연자는 영숙이였다. 지난 3일 "영숙은 저를 보시고 많이 불편하셨으리라 저도 잘 알고 인지하고 있다”며 “광수님과의 데이트에서 어찌 됐건 데이트인데 먼저 가버린 부분, 그리고 옥순 님이 얘기를 전하였다고 오해하였는데, 사실 전 아직도 옥순 님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오해해서 화낸 부분이 옥순 님에게 가장 미안하고, 미안했다"라며 같은 출연자 옥순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다음날에는 상철이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걸 다 떠나서 같이 촬영한 동료로서 부탁드린다. 지금까지 보인 영숙 님의 모습이 그분의 모든 모습이 아니니 좀 너그럽게 방송을 끝까지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7일에는 영수와 영자가 동시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영수는 "이번에는 영자뿐만 아니라 인상 찌푸리며 시청하셨을 돌싱맘 워킹맘분들께도 사과 말씀 올린다. 그분들의 희망을 앗아가려 한 태도가 저 또한 보기 민망했다"며 자신의 태도에 대해 사과했고, 영자는 "데이트를 망치고 와서 정확하지 않은 말을 제 생각대로 아무렇게나 말하는 영자의 모습을 오늘 방송으로 보니 부끄럽고, 반성하게 된다. 앞으로는 언행에 더욱 주의하여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저 때문에 기분 나쁘신 분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쏟아지는 악플에 선전포고한 출연자도 있었다. 영숙은 SNS를 통해 "작가님의 허락하에 진행한다. 지워도 소용없다"라며 "모든 곳에 악플들과 얼굴 밑에 쌍욕 성적인 욕설 등등 차곡차곡 모아왔다. 저 연예인 아니에요. 일반인입니다"라며 악플을 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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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나는 솔로'의 강점에는 '연애'빠진 '연애' 프로라는 점에 있었다. 달달한 감정선으로 현실 커플로 이어지며 훈훈함을 자아낸 커플도 더러 있었지만, 타 연애 프로그램과는 달리 난투와 오해, 말싸움이 난무하는 '리얼'한 일반인 출연자들의 '매운' 감정선이 '나는 솔로' 시리즈의 큰 강점이자 매력이었다.

물론 그만큼 부작용도 많았다. 출연자의 이미지 보호 따윈 없는 편집, 억지 빌런 만들기 등, '날것'의 맛을 알아챈 제작진들의 무리수가 이어졌고, 일반인에 불과한 출연자들의 악플 고통 호소도 따라왔다.

일반인에 불과한 출연자의 개인 SNS를 찾아 비난을 쏟아내는 '과몰입' 시청자들의 주의도 필요하겠지만, 애초에 '과몰입'을 유발한 원인은 제작진의 연출 및 편집에 있다. 역대급 막장으로 관심 아닌 관심을 받는 16기 출연자들이 남은 방송분 안에 또 다른 사과나 악플 고소 선언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리 '매운맛'이 좋아도 '통각'은 피곤하기 마련이다. '날것'이라는 장점에 아이러니하게 발목이 잡힌 '솔로나라'가 '리얼'과 '연애'를 조화롭게 표현할 수 있을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yusuou@osen.co.kr

[사진] ENA '나는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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