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부 보험사는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고배당을 하더라도 일회성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올해 실적이 업황 호전이 아닌, 회계 착시 때문일 수 있어서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만 보지 말고, 최근 몇 년간의 배당 추이 등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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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보험주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 9곳을 포함한 KRX 보험지수는 7월부터 지난 8일까지 7.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65%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올해는 초전도체 등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변동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배당주 투자 시기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생명은 하반기 들어 19.47% 급등했고 코리안리(14.41%), DB손해보험(13.67%), 삼성화재(12.61%), 한화손해보험(2.72%) 등 대부분의 보험사가 올랐다.
하지만 모든 보험사가 배당주에 해당하진 않는다. 한화손보와 한화생명은 2019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동양생명도 지난해 실적 악화로 배당하지 못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2017년 이후 배당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배당을 못 했던 보험사들도 올해는 역대급 배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이 지난 상반기 최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3개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2%나 늘었다.
IFRS17 상에선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보험사들은 미래에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금액인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할 때, 할인율을 현재 시장금리로 적용한다. 이에 고금리 시기엔 부채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보험부채가 줄어든다. 동시에 주요 이익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은 늘어난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보험사가 미래에 얻을 이익을 의미하는데, 보험사들은 CSM을 부채로 분류해 놓고 계약 기간에 걸쳐 이익으로 전환한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사들이 배당을 대폭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한화생명의 올해 배당수익률이 각각 12.9%, 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당기순익이 약 3배 증가해 올해 고배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나온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은 동양생명 8.8~11.9%, 한화손보가 6~7.5%의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보여왔다”며 “이번 상반기에 당기 순익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만큼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제도적인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꾸준히 배당해 온 보험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상반기 보험사 실적 발표 이후 보험사들이 바뀐 회계 제도로 수익을 뻥튀기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보험부채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이익이 큰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달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보험부채 할인율을 낮추는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사들의 보험부채가 크게 잡히면서 순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꾸준히 배당했던 보험사로는 삼성화재, 삼성생명, DB손보 등이 꼽힌다. 이 보험사들은 지난 몇 년간 4~6%의 배당수익률을 보였다. 실제로 교보증권은 삼성생명, NH투자증권은 현대해상을 최선호주(톱픽)로 지목했다. ‘하반기 전망 : 배당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쓴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톱픽으로는 삼성화재를 제시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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