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탄원서 호소
옛 연인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의 유족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가해자 엄벌 촉구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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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여성의 유족이 피해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토킹에 시달리다 제 동생이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유가족은 고인의 실명을 공개하고 탄원서 작성을 호소했다.
앞서 A씨는 7월 17일 오전7시54분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옛 연인인 B씨 거주지인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아파트로 찾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A씨는 살인 및 특수상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8월 11일 구속 기소됐다.
B씨의 사촌 언니로 알려진 글쓴이는 "A씨와 제 동생은 테니스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 관계가 됐다"며 "동생의 소개로 둘은 같은 직장까지 다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생은 비밀연애를 전제로 가해자를 만났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해자는 공개 연애를 계속 원했다. 이미 한차례 결혼생활에 실패한 동생은 연애만을 원했지만 가해자는 결혼을 하고 싶다며 졸라댔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A씨의 집착과 다툼이 잦아지자 동생이 헤어지자고 얘기했고 그때부터 (스토킹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A씨가 차를 타고 동생을 뒤따라오거나 계속 연락해 괴롭혔다"면서 "동생의 팔에 시커먼 멍이 들 때까지 폭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동생은 지난 5월 A씨를 스토킹죄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직장 부서를 옮기는 등의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다"고 했다. 그런데 "6월 9일 A씨가 또 동생을 찾아왔다. 동생은 A씨를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캡처에는 A씨는 B씨와 헤어진 뒤에도 사귀던 당시 찍었던 사진을 자신의 메신저 프로필로 설정하거나 SNS에 올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B씨가 "우리 헤어졌잖아. 제발 (사진) 좀 내려줘"라고 호소하자 A씨는 "넌 아니겠지만 나한테 너는 내 전부"라며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2월 19일 A씨를 교제 폭력으로 경기 하남경찰서에 신고했고 6월 2일에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수사를 받은 6월 9일 B씨의 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인천지법은 A씨에게 "피해자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내용의 잠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 명령을 어기고 한 달 만에 B씨를 찾아가 살해한 것이다.
글쓴이는 "B씨가 죽은 7월에서야 스토킹 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됐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9월 첫 재판을 앞두고 보복살인이 아니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적었다. 끝으로 탄원서 작성을 청하며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많은 피해자가 안전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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