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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이슈 교권 추락

숨진 대전 교사 생전 교권침해 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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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최근 극단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생전 특정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교권침해를 당한 기록이 9일 공개됐다.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가 실시한 교권침해 사례 모집에 직접 제보한 내용이다.

글에는 A교사가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반 학생 중 4명이 교사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힌 정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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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사가 작성한 교권상담 신청서 내용 중 일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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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따르면 특히 A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B학생의 경우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교실에서 다른 친구의 목을 팔로 졸라서 생활 지도를 했다.

B학생이 수업 중 갑자기 소리쳐서 이유를 물었으나 대답을 안 하고 버티거나 친구를 발로 차고 꼬집기도 했다.

4월에는 B학생 학부모와 상담을 했다. 이 학부모는 “누구를 괴롭히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선생님이 1학년을 맡은 적 없어서 그런가 보다. 조용히 혼을 내든지 문자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B 학생은 친구를 꼬집거나 배를 때리는 등 괴롭히는 행동이 반복됐다.

어느 날은 B학생이 급식을 먹지 않겠다며 급식실에 누워서 버텨 A교사가 일으켜 세웠다. 10일 후 B학생 어머니는 ‘아이 몸에 손을 댔고 전교생 앞에서 아이를 지도해 불쾌하다’고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수업 시간에 지우개나 종이 씹는 행동, 친구를 꼬집는 행동, 수업 중 계속해서 색종이 접는 행동, A교사가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버티는 행동 등이 이어졌다.

2학기부터는 친구 배를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행동이 이어지자 A교사는 교장 선생님에게 B학생 지도를 부탁했다.

다음날 B학생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사과를 요구했다. A교사는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고도 적혀 있었다.

A교사는 “학부모에게 학생에게 잘못된 행동을 지도하려 했을 뿐 마음의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학부모는 12월 2일 국민신문고와 경찰서에 아동학대로 신고를 넣었다.

교육청 장학사가 조사한 결과 혐의 없음으로 드러났다. 학폭위에서는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 처분을 받으라는 1호 처분이 내려졌다.

A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그 뒤로도 A교사는 10개월간 혼자서 기나긴 싸움을 해야 했다.

아동학대 조사 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사 결과 ‘정서학대’로 판단해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가고,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아동학대 조사 기관은 교육 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다며 조사 기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권 상담 신청도 했는데 신청 내용에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해야 할지 몰라서 메일 드렸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A씨는 제출한 글에서 “3년이란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다시금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라 계속 울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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