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9일차’ 이재명 “신학림 녹취 들어봤는데 기획 인터뷰 전혀 아냐”

홍영표·심상정·김동연 등 방문

한노총 위원장엔 “노란봉투법 9월 처리”

단식 9일차를 맞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 도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8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전 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 씨의 뉴스타파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 "(녹취를) 들어봤는데 전혀 기획 인터뷰가 아니던데"라고 말했다.

이날 9일째 단식 중인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지도부와 대화하던 중 "백주대낮에 상식에 반하는 조작을 뻔뻔하게 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공작도 아니고 조작"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런 언급은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배후에 대선직전 '여론 공작'을 노린 민주당과 자신이 있다는 여당 공세에는 근거가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전날 뉴스타파가 당시 김씨와 신씨의 대화 녹취 전문을 공개한 뒤 해당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이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는 "무슨 명목으로 구속을 하나"라며 "선거법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뭔 죄가 되나. 명예훼손?"이라고 묻기도 했다.

단식 9일차를 맞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 도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날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는 위로 방문이 이어졌다.

당내에선 지난해 이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하게 비판한 비명(비이재명)계 홍영표 의원이 찾아 이 대표 건강 상태를 물은 뒤 "민심이 거의 폭발 직전에 왔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힘든 거야 견디면 된다"며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선 장관들의 도발적인 태도를 보니 정권이 며칠 사이에 더 폭압적으로 변했다"고 호응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 대표를 찾아 "(정부·여당이) 곡기를 끊게 할 게 아니라 끊어진 대화를 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을 이렇게 내버려 두면 무한폭주를 막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단식 농성장을 찾아 "뜻을 국민이 충분히 알아주실 테니 건강을 생각하셔서 정리하실 때가 된 것 같다"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지만, 이 대표는 "이 방법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이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노동법 개정은 사회를 정상화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9월에는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식 농성장에는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이 논란이 돼 낙마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도 모습을 보였다.

이 이사장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의 결심을 다들 기다린다"며 대표직 사퇴를 염두에 둔 듯한 언급을 내놨으나, 이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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