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핵물질 탐지 전문 특수정찰기 WC-135R 콘스탄트피닉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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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수정찰기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보도에서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을 인용해 “미군 정찰기 WC-135R 콘스탄트피닉스 1대가 6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이륙해 중국 ADIZ에 진입했고, 동중국해부터 황해(서해)까지 중국 해안을 따라 근접 정찰을 했다”고 보도했다.
WC-135R 콘스탄트피닉스는 미군의 핵물질 탐지 전문 특수정찰기다. 지난달 22일 중국의 핵잠수함이 대만해협 인근 지역에서 사고로 인해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는 미확인 소식이 전해진 해역 상공을 비행했던 정찰기이기도 하다.
해당 특수정찰기는 당시 중국 해안 지역을 정찰하는 목적으로 작전을 수행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찰기의 비행 항로 궤적. 중국 SCSPI 엑스(구 트위터) 캡처. |
SCSPI는 “해당 미군 특수정찰기가 중국 영해 기선에서 21해리(약 38.9㎞)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고 전했고, 대만 언론들도 항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WC-135R 정찰기 1대가 지난 6일 오전 2시쯤 중국 연안 주변에서 비행했다고 밝혔다.
한 군사전문가는 현지 언론에 “미군 특수정찰기가 자동 종속감시시스템(ADS-B)을 여러차례 끄면서 비행했지만, 산둥 칭다오섬 외해에서 동중국해와 상하이·저장성 타이저우시 외해를 거쳐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항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미국 정찰기가 중국군의 장비 배치 등 동중국해 군사 훈련 정찰을 시도했을 수 있다”면서 “미군이 중국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군사 훈련을 엿보기 위해 중국의 문 앞에 찾아온 것은 매우 도발적이고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6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동중국해 훈련을 예고한 상황이었고, 미국은 중국의 군사훈련을 정찰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군 특수정찰기가 작전을 수행한 구역이 한반도 주변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동향을 포착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쑹중핑은 “중국의 훈련에 핵장비가 동원됐는지를 파악하고, 북한의 잠재적 핵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정찰기를 투입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미국의 이번 정찰 비행은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방공식별구역이란?
방공식별구역은 국가안보 목적상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필요하면 군사상의 위협을 평가한 뒤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을 말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인접한 복수 국가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개별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러므로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타국 항공기가 들어왔다고 해도 영공 내로 진입하지 않으면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국 군용기가 일국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들어오더라도 영공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라면 격추, 사격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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