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필광 역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필광 역을 연기한 배우 강기영. 나무엑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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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배우 조병규의 학교폭력(이하 학폭) 논란부터 한 자릿수 시청률까지,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이하 '경소문2')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적어도 강기영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우영우(박은빈 분)의 멘토 정명석 변호사(이하 정변) 역을 맡아 '서브 아빠'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뜨겁게 사랑 받았다. 그럴수록 대중 기대치에 맞게 더 안전한 작품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강기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경소문2'는 그런 강기영의 뚝심을 증명하고 있다.
'경소문2'는 완전히 새로운 강기영의 얼굴을 발굴해냈다. 똑부러지면서 어른스럽고 다정한 '우영우' 속 정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강기영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복합적인 '빌런'(악인)의 모습을 자기식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진선규 등 독특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지난한 고뇌와 뜨거운 에너지가 필요했다. 스스로 '이보다 더할 순 없다'고 장담할 정도로 강기영은 필광을 위해 모든 걸 쏟아냈다. 10㎏ 감량은 물론이고, 내적으로 다른 배우들과 함께 서로 서로 의지하며 어려운 순간들을 풀어나갔다. 시청률이 다소 아쉬워도, 현장에서 누구보다 치열했기에 어떤 미련도 남지 않을 수 있었다.
다음은 '경소문2' 종영을 앞두고 강기영과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필광 역을 연기한 배우 강기영. 나무엑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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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빌런' 강기영의 다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1보다 낮은 시청률은 아쉬움이 남는다
A 아내도 다른 사람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음에 또 이런 역할이 있으면 레퍼런스 삼아 해보고 싶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배우들이 많은 걸 바쳤다. 마지막회 연기를 하면서 내가 더 갈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지 생각했는데 없었다. (웃음) 정말 미련 없이 쏟았기에 후회는 없다. 대중의 반응이 그렇다면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거고, 또 좋아해 주는 마니아층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Q '빌런즈' 배우 진선규, 김히어라 등과 가장 많이 호흡했는데 어땠나
A 서로 공격을 주고 받다 보면 함께 고비가 온다. '핑 돌 거 같다' 싶을 때 선규형에게 '진짜 어지럽다. 제 다리 좀 잡아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형도 제가 안고, 잡고 있어야 했다. 극 중에서는 악과 악의 싸움이지만 현실에서는 같은 고지를 올라 가는 전우애였다. 의지를 엄청 많이 했다. 히어라에게는 많이 배웠다. 판타지 액션 장르라 다소 오그라들 수 있는 액션과 대사 톤이 있는데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정말 다른 세상에 들어가서 소화하더라. '카운터즈'와는 많이 만나지 않았지만 우리 빌런들을 너무 예뻐해줬고, 매력적으로 봐줬다. 악이 살아야 선도 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니까 저희끼리는 너무 재미있었다.
Q 필광을 보면 상당히 종잡을 수 없는 입체적 악역이었다. 어떻게 캐릭터 해석을 했는지
A 감독님의 디렉션이 필광이를 예상치 못하는 인물처럼 만들어 주셨다. 저에게도 새로운 표현이었고, 그런 즉흥적인 변화가 좋았다. 디렉션은 조심스럽게 주시는데 인물이 새로워지고 예상 못한 부분을 건드려 주시니까 재미있더라. 마주석(진선규 분)의 파워에 쓰러지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감독님이 '굴복 당했지만 즐거운 느낌이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절망하면서 웃고 있는 모습으로 나왔다. 그런 게 표현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풍부해진 거 같다. 필광이 너무 허무하게 소멸하며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마주석 내면까지 침투를 해서 끈질기게 악으로 존재하게 만들어주셨다.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필광 역을 연기한 배우 강기영. 나무엑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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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웹툰 원작이라 만화적인 요소가 강해서 과장된 톤의 연기라는 평도 있었다
A 초반과 중반 이후에 톤이 달랐다. 저는 기존에 해왔던 식으로 악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악해 보이지 않더라. 목소리 변화, 호흡, 여유, 이런 데이터가 필요했다. 이런 유형의 빌런을 표현해 본 적이 없어서 내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사실 마지막까지 필광이를 완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좀 익을 만할 때 촬영이 종료된 거 같고, 이를 데이터베이스 삼아 다른 역할에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짧게 빌런 역을 했었는데 그때부터 긴 호흡으로 빌런 역할을 해보고 싶은 갈망이 시작된 거 같다.
Q 주인공인 배우 조병규의 사생활(학폭 논란) 이슈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고, 극 중 많이 부딪혔던 조병규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A 그 이슈를 많이 신경 썼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냥 저도 '경소문1' 시청자로서 시즌2 제작을 기다렸고, 심지어 빌런 제안을 주셔서 정말 작품과 배우들 '케미'만 봤다. 다른 건 염두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병규와는 제가 이전에도 작품을 같이 했었다. 당시 병규가 아역이었는데 어린 친구인데도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서로 대립하는 구도에서 힘든 액션이 많았는데 전혀 내색을 안 하더라. 당연히 형인 저도 힘든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서로 기댈 곳이 없으면 넘어질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클라이맥스가 잘 완성이 됐다. 고생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Q 판타지 액션이 K-드라마의 주류 장르는 아니지만 점점 많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A 저도 한국형 '마블'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무빙'도 그렇지만 웹툰을 보면 세계관 좋은 작품들이 있다. 그런 다양한 세계관을 재미있게 보여주면 K-콘텐츠 세계관도 확장될 거 같다. 저 역시 궁금하고, 응원할 뿐만 아니라 참여하고 싶다.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필광 역을 연기한 배우 강기영. 나무엑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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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영우' 이후에 배우로서 많은 변화를 실감했을 텐데
A 정말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광고도 찍고…. (웃음) 기쁨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들떴던 마음이 '경소문2'로 내려가는 계기가 됐다. 겸손하게 되더라. 완벽하게 연기할 자신이 없으니까 이런 반복이 있지 않을까 싶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 붕 떴다가, 냉혹한 평가를 받으면 내려간다. 거기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되겠더라. '우영우'로 시작해 '경소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제 연기 범위를 넓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설레기도 한다.
Q 바쁘게 일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외적으로도 감량을 한 거 같은데 컨디션 관리는 어땠는지
A '경소문2' 막바지 시기에 '끝내주는 해결사' 촬영이 겹쳤다. 육체적으로 힘든 걸 떠나서 살을 10㎏ 정도 감량했는데, 다른 드라마에서 너무 야위게 나오는 부작용이 있었다. 빨리 살을 찌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4개월을 그렇게 빼놓으니까 회복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아침, 저녁으로 운동을 하면서 몸 좋은 배우들이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다. 닭가슴살 먹고 울었다는 분도 계시던데 진짜 서럽더라.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된다. (웃음) '경소문2'에서 상의 탈의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만족하진 않았다. 그래도 준비하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했고, 근육은 그냥 제 거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더티 섹시'를 논했었지만 '더티'만 남을까봐 걱정했다. 그래도 '(섹시의 초성) 시옷'까지는 보이지 않았나 싶다. (웃음)
Q 차기작 계획과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이 궁금하다
Q '끝내주는 해결사'는 캐주얼한 정변(정명석 변호사), 로맨스적인 키다리 아저씨 느낌 같다. 제가 본격적인 빌런 연기를 해보지 않았던 것처럼 긴 호흡의 로맨스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부분이 있으니 또 그냥 배움의 마음인 거 같다. 격정 멜로는 아니고 유쾌하고 통쾌한 분위기 속 로맨스다. (웃음) 좋은 작품의 기준은 극본, 연출, 배우의 하모니가 좋은 작품이 아닐까. 결과도 좋으면 좋지만 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고, 그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좋은 글 속에서 배우들이 함께 (연기를) 나누다 보면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작품들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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