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보호·자국폰 밀어주기
애플에 단기 악재… 주가 급락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애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기관 소속 공무원들은 몇 주 전부터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
명령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내려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일부 중앙정부 규제기관 직원들에게도 이 같은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이전부터 일부 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 시 아이폰 사용제한 명령을 내려왔는데, 제한범위가 더 넓어졌다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중국의 이번 규제는 미국이 앞서 중국 업체들에 내린 규제와 닮았다. 미국이 시작한 기밀유출 우려에 따른 사용금지 조처를 중국이 따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19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대상에 올린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의 영상플랫폼 틱톡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지난 2월 정부가 배포한 전자기기와 공적인 인터넷망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있고, 이 같은 흐름 속에 최근 수년간 데이터·온라인 활동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간섭을 확대하고 있다. 7월에는 범위가 대폭 확장된 개정 간첩법 시행에 들어갔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두 행정부 국가안보위원회(NSC)에서 중국 부문 책임자를 지냈던 폴 핸리는 중국의 이번 조처는 국가안보와 경제적 우려 모두에 대응하는 양수겸장이라고 설명했다. 안보 측면에서는 정부 공무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차단하고, 경제적 측면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역할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애플 아이폰 사용금지 조처 이전에도 각 중앙 정부부처와 국영기업에서 외국 브랜드 컴퓨터,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를 자국산 제품으로 교체토록 권장해왔다.
중국의 이번 결정으로 애플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패권전쟁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과 함께 중국은 애플 양대 시장이다.
WSJ는 중국 정부기관에서 아이폰 사용이 금지되면 애플 등 해외 브랜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애플 주가는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6일에는 4%에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애플에 단기적으로 악재이기는 해도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 매출에 타격을 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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