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구 의원들, 새만금 삭감 항의하며 삭발
"잼버리 책임 전북에 돌려…윤석열 전체주의와 싸운다"
"대화와 협치 사라지고 극단적 정쟁만 남은 상황"
야당이라고 하지만 국회 다수당 대표가 단식을 하고 소속 국회의원들이 삭발까지 하는 모습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협치 실종 상황에서 여야간 극한 대립의 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전북도 지역구 의원들이 새만금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빈 기자) |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한병도 전북도당 위원장과 주요 당직자들, 전북도 지역구 의원들이 모였다. 민주당 추산 2000여명으로 이들은 정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
새만금 관련 예산은 내년도 부처 반영액이 당초 6626억원이었다.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이중 5분의 4가 삭감돼 1479억원만 편성됐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즉각 반발했고 지난 4일부터 전북도당 도의원들이 삭발 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7일) 민주당 지도부와 전북 지역구 의원들도 일제히 정부와 여당을 성토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2일 잼버리 개영과 관련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한 달도 안 된 8월 29일 한덕수 총리가 새만금 사업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전북도민을 바보로 알지 않는 이상 어느 누구도 선의로 볼 사람이 없다”고 비난했다.
전북 국회의원인 김성주 의원은 삭발식 후 “싸우는 방법으로 머리를 깎는 방법을 선택했다”면서 “정부가 잼버리 파행을 모두 전북에 넘기고 죄 없는 새만금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라북도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고 윤석열 전체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단식과 삭발 등에 나선 것을 보면서 대화와 협치가 사라진 국회의 한 모습이라고 보기도 했다. 한 예로 야당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으면 대통령실이나 여당 대표 등이 가 만류하는 모습을 과거에는 볼 수 있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라디오에서 “상대 당에서 단식을 한다면 첨예한 대립이 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찾아가서 위로를 하는 게 상례”라면서 “그런데 조롱과 험담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강민국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7일) 부산에서 ‘금융경쟁력 간담회’를 마치고 이 대표 단식 현장에 당 지도부가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단식쇼를 하는데 여당이 백댄서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지금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극단화돼 있다”면서 “이럴 때 좀 더 조화롭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중진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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