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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문 전 대통령 "백선엽 친일이면 文 부친도 친일" 박민식 장관 고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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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백선엽 친일파 부인 과정서
"일제 시대 농업계장은 친일 아니냐"
문 전 대통령 측 "농업계장은 해방 후"
한국일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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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는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끌어들이면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부친이 흥남시 농업계장을 한 시기는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이후"라고 반박하며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 장관의 친일 행적과 관련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어제 이종찬 광복회장이 성명에서 '백선엽이 친일행위자가 아니라고 한 적 없다. 박 장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박 장관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지난 4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 회장이 백 장군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이 회장의 성명을) 잘 보시면 '친일행위자가 아니라고 한 적 없다'고 돼 있는데, '친일행위자라고 말한 적 있다'고도 돼 있지 않다"며 "제가 사과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백선엽이 스물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1920년생으로 나이가 똑같은데,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의 친일 논란을 끌어들인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장관 발언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금 장관께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사람이 살면서 비교를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며 "장관은 장관답게 행동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반발했다. 반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 시대 관직을 했는데 우리가 친일이라고 한 번이라도 공격한 적 있느냐"고 박 장관을 엄호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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